3월 가계대출 4천억 증가…"토허제 해제 물량 미반영, 4월 분수령"
2025-04-09 17:12:0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주담대 3.4조 증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3조원 급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약 4000억원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소폭 줄었고,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및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금융회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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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약 4000억원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소폭 줄었고,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3월 가계대출 흐름을 살펴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약 4000억원 증가해 전달 4조 2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감소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감액을 살펴보면 △9월 5조 4000억원 △10월 6조 5000억원 △11월 5조원 △12월 2조원 증가 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1월 9000억원 순감소에서 2월 4조 2000억원 순증가로 반등했다.
상품별로 주택담보대출은 3조 4000억원 증가를 기록해 전달 4조 9000억원 대비 꽤 줄었다. 은행권 주담대가 3조 4000억원에서 2조 2000억원 증가로, 제2금융권 주담대가 1조 5000억원에서 1조 1000억원 증가로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7000억원 감소에서 3조원 감소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신용대출이 1000억원 증가에서 1조 2000억원 감소로 전환한 까닭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 3000억원 증가에서 1조 4000억원 증가로, 2금융권 가계대출은 9000억원 증가에서 1조원 순감소로 전환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주담대가 3조 4000억원 증가에서 2조 2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줄었다. 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등 정책성대출이 1조 50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은행 자체 주담대는 증가폭이 소폭 확대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감소폭이 확대된 9000억원 감소를 기록했다.
제2금융권에서는 상호금융권이 8000억원 증가에서 3000억원 증가로 증가폭이 축소됐고, 저축은행이 300억원 감소에서 2000억원 감소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그 외 여전사가 3000억원 증가에서 9000억원 순감소로 전환했고, 보험사는 1000억원 감소로 전달과 감소폭이 동일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2월 신학기 이사수요 등으로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던 주담대가 3월 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에 따른 대출 잔액 감소효과가 더해지며 3월 중 가계대출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디딤돌·버팀목 정책대출의 경우 은행재원 외 기금 직접 대출분까지 고려할 때 증가세가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을 위한 정부의 관리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월 서울 일부 지역의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거래 증가로 인한 주담대 승인물량은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강남3구 등 서울 주요 주거선호지역을 비롯해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 동향 및 지역별 4~5월 중 가계대출 증감 추이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3월 부동산 규제 재시행 이전 활발하게 이뤄진 주택거래는 다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권과 함께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회의에 참석한 5대 시중은행도 가계대출 증가 상황에 따라 필요 시 자율관리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다.
권 사무처장은 "2월 다소 큰 폭의 가계대출 증가가 있었으나,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적극적인 자율관리에 나선 결과 1분기 가계대출은 전반적으로 관리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2분기에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월별·분기별 경영목표에 맞춰 가계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이어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확대,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소득자료 관리 강화, 부동산 연계대출 인프라 구축 등 2025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제시한 주요 과제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금융권 및 관계기관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