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9일 ‘은퇴리포트 22호’를 통해 은퇴 후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가용시간이 11만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 기준 시 50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가용시간은 은퇴 후 총시간에서 수면,식사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시간과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와병시간을 제외한 것으로 정의한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늘어나는 가용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이번 은퇴리포트를 통해 알아봤다.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의 은퇴 후 가용시간 활용실태를 분석해본 결과, 다음과 같이 5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첫째, 여가와 일에 ‘6:4’의 비중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여가의 경우 남녀 모두 소극적 여가 비중이 높으며, 남성은 경제활동, 여성은 가사노동에 집중돼 있다.
둘째, TV시청에 약 3만3000시간 할애한다. 가용시간의 3분의 1 또는 3.8년을 TV보기로 보낸다.
셋째,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더 일한다. 여성이 일하는 총 시간은 남성보다 37% 많은데 기대여명의 차이(남 22년, 여 27년)를 감안해 연간 일하는 시간을 계산해 봐도 여성이 12% 더 일한다.
넷째, 은퇴후반기(75세 이상)에는 일이 TV시청으로 대체된다. 일하는 시간의 비중은 은퇴전반기 43%에서 은퇴후반기 29%로 급감하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이 TV보기에 투입되고 있다.
다섯째, 남성은 은퇴후반기 시간절벽에 직면한다. 남성은 은퇴후반기에 일하는 시간이 2만1331시간에서 4683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간절벽’에 부딪히게 된다. 반면에 여성은 가사노동이 큰 비중을 차지해 비교적 안정된 가용시간 활용 모습을 보여준다.
상기 특징을 감안해 볼 때 다음과 같은 3가지 시간배분전략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남성은 은퇴후반기 시간절벽에 대비하자. 남성들은 시간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가사노동과 여가 생활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함으로써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둘째, 소극적 여가를 일과 적극적 여가로 시프트하자. 은퇴 후 가용시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극적 여가시간을 낮추고 일과 적극적 여가시간을 늘려야 한다. 일과 적극적 여가시간을 늘리면 소득증가, 건강관리, 관계강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 협업의 관점에서 가사노동을 새롭게 디자인하자. 노후의 남녀 간 가용시간 배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가사노동은 성역할에 기반한 분업시대에서 남녀 간 협업을 해야 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가용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돈을 관리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듯이 이제는 은퇴 후 시간에 대해서도 배분전략을 수립해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