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1%대 진입하나…"마이너스 금리 눈앞"
2025-04-10 12:07:58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금리인하, 물가상승률 2%대 여파…'사실상 제로금리'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1금융권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2%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경기 악화 여파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물가상승률이 석달 연속 2%를 웃돌다보니 실질 예금금리가 '제로금리'를 너머 '마이너스금리'를 띨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2%선마저 무너질 기세다. BNK경남은행의 '더 든든예금' 기본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00%로 나타났고, 제주은행의 '스마일드림정기예금(개인/선이자 지급식)'도 1년 만기 기준 연 2.05%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예금'과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의 기본금리도 각 연 2.1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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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1금융권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2%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경기 악화 여파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물가상승률이 석달 연속 2%를 웃돌다보니 실질 예금금리가 '제로금리'를 너머 '마이너스금리'를 띨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SC제일은행은 지난 1일 거치식 예금상품인 '퍼스트정기예금'의 단기물 금리를 하향조정했다. 구체적으로 1개월물을 2.15%에서 1.95%로, 3개월물을 2.15%에서 2.00%로, 6개월물을 2.20%에서 2.10%로 각각 조정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달 중하순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 △369 정기예금 △행복knowhow 연금예금 금리를 각 0.30%p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 주요 예적금상품 기본금리를 0.10~0.25%p 일제히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6개월 이상~24개월 미만 0.30%p, 24개월 이상~36개월 0.10%p 각 인하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N일적금' 금리를 연 2.20%에서 2.00%로 하향 조정했고, 이달 7일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 12개월물 금리를 연 1.50%에서 연 1.30%로 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 거치식예금 상품인 △일반정기예금 △자유적립정기예금 △큰만족실세예금(개인, 법인) 등의 금리를 1~6개월 이상 0.25%p, 1년 이상~3년 0.20%p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적금 상품도 기간별로 0.05~0.30%p 일제히 인하했다.
이에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반영한 최종 예금금리는 2% 중후반대를 형성 중이다.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2개월 세전)는 연 2.70~2.80%로 집계됐다.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으로 연 2.80%로 나타났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각 연 2.75%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 금리는 각 연 2.70%였다.
이 같은 금리인하 행보는 한국은행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25일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 달 연속 2%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1%였다. 이에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제로'를 너머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깝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각종 우대금리를 반영해도 금리가 0%대에 그치다보니 소비자가 체감할 이익은 미진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에 맡겨둔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22조 4497억원을 기록해 전달 938조 4억원 대비 약 15조 5507억원 급감했다. 2월에는 막바지 3%대 이자라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15조 7006억원 폭증했는데, 한 달 새 기조가 역전됐다. 이달 들어서도 예금 인기는 시들하다는 후문이다.
대신 주식과 금 투자 등을 의식한 자금 이동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의 요구불예금은 5대 은행 기준 지난달 말 650조 12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약 18조 8906억원 급증했다. 대기자금인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도 58조 47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약 4조 2316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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