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 되는 '한국형 골드만삭스'…업계 지각변동 오나
2025-04-10 13:58:04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래·한투 '1호 IMA' 가능성…6호 초대형 IB도 '연내 지정' 전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위원회가 거의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위한 세부안을 지난 9일 발표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으로 업계 입지를 강화하려는 일선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한 층 더 바빠질 전망이며, 증권업계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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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거의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위한 세부안을 지난 9일 발표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 출범에 시동을 걸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메리츠·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 등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종투사 기준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회사들이다.
당국은 이 자리에서 IMA 제도 개편을 포함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IMA는 원금을 지급하는 실적배당 상품을 지칭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9조9124억원)과 한국투자증권(9조3169억원)이 자기자본 10조원에 근접한 소위 ‘투톱’인 만큼 이들 중에서 ‘1호 IMA’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안팎에선 이르면 올해 안에도 1호 IMA 인가가 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있다. 결국 내년쯤 만기가 2~7년으로 설정된 연 3~8%짜리 중수익 목표 IMA가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IMA 사업자는 기존 초대형 IB보다 좀 더 넓은 보폭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만기가 설정되고, 원금이 보장되며,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장기(2~7년)·중수익(3~8%) 목표 IMA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종투사가 IMA로 조달한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가게끔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70% 이상을, 부동산 관련 자산은 10% 이하로만 운용하도록 규정했다. IMA 운용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하는 의무도 부과해 자본의 고른 분포를 도모한 점도 눈에 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가 발행하는 확정금리형 상품 ‘발행어음’도 부동산 운용 한도를 기존 30%에서 내년 15%로, 2027년 10%로 하향조정했다. 발행어음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25%로 늘어난다.
IMA 사업자 탄생은 수년째 지정 사례가 나오지 않은 ‘6호 초대형 IB’ 인가를 노리는 회사들에게도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자기자본 4조원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 능력이 최우선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결국 각사 리스크 관리가 인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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