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여파...대규모 세일 위한 '명분' 필요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36주년·44주년·22주년 창립기념일 할인행사 합니다"
11월이 다가오자 백화점·대형마트업계에선 창립기념일을 내세워 할인행사가 쏟아졌다. 심지어 창립기념일이 11월이 아닌 업체에서조차 말이다.
업계에선 개점 이후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주목적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으로 살아난 소비 심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매출 신장을 잇기 위한 방편이다.
|
|
|
▲ 11월 쏟아지는 백화점 창립기념 세일, 이유가 있다. /신세계·롯데·현대 백화점 찰립기념 세일 |
지난 14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난 직후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런 큰 행사가 끝나고 나면 반짝 늘었던 소비가 주춤해져 매출 역신장할 가능성이 높은데 큰일이네요"라고 말하며 걱정했다.
범국가적으로 진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한 호기심에 많은 손님들이 백화점을 찾았고, 이는 매출 신장률을 가져왔다. 추워진 날씨도 한 몫 했다.
각 백화점들은 모처럼 찾아온 소비활성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규모 세일을 하기 위한 명분을 찾아야 했고 ‘창립 기념’ 행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올해도 백화점업계는 이런저런 구실로 연중 세일을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한편 각 백화점 업계는 오는 30일부터 창립기념 행사 주제에 맞춰 세일을 시작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36주년 기념일을 맞아 본점·잠실점·부산본점에서 '이태리&프랑스 페어'를 열어 백화점 바이어들이 직접 직소싱한 상품들을 선보인다. '불가리', 'IWC', '생 로랑', '10 꼬르소 꼬모' 등 36개 해외 패션 브랜드에서는 36가지 리미티드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패션 상품 외에도 총 3만병, 10억원어치 물량의 와인을 내놨다.
신세계백화점은 '응답하라 1980년대'를 창립기념 행사 주제로 잡았다. 우선 광고 우편 광고물(이하 DM)을 실제 1980년대 신세계에서 사용했던 백화점 로고와 글씨체를 이용해 디자인했고 개점행사의 타이틀도 80년대 주로 사용했던 '고객 감사 대제전'이라고 정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레트로(복고) 트렌드를 소개하는 ‘레전트 팻션 제안’을 준비해 아디다스 슈퍼스타 운동화를 13만9000원, 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인기가 높은 레이밴 선글라스를 26만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창사 44주년을 맞아 전국 15개 점포에서 '땡스&러브(Thanks&Love)'를 주제로 사은대축제를 진행한다. '44개 인기 브랜드 특가 상품 제안전'을 진행해 점별로 패션잡화, 아동의류, 스포츠 등 총 44개 특가 아이템을 최대 반값에 판다. 대표적으로 압구정본점은 벨그라비아 캐시미어 100% 니트 52만원(기존가 65만원), 미꼬 주얼리 다아이몬트 0.2캐럿 더블링 499만원 등이다. 점포별로 '멘스 아우터 대전', '아디다스&나이키 브랜드 대전' 등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