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한국거래소가 보유한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거래소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거래소가 가진 예탁결제원 지분 70.4%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29일 유 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와 달리 현재 예탁결제원의 이용자는 기관 투자자, 보험사, 은행 등으로 다양해 이들을 중심으로 주주 구조를 재편하겠다”며 “이용자 중심으로 주주 구성이 재편되도록 정부·거래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 지분 매각을 통해 특정 운영기관에 따라 영향을 받는 일을 방지하고 이용자 주주의 균형잡힌 소유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다.

유 사장은 “현재 거래소와 협의체를 구성해 거래소가 보유한 예탁결제원 보유지분을 매수할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예탁결제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해왔고,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주식 평가액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고, 한국거래소와 지배관계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의 최종 목표인 민영화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다.

민영화가 되면 경영 자율성은 높아지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칫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이에 그는 예탁·결제 사업 분야 이외에 다각화와 국제화를 통해 시장성 기업으로 예탁결제원을 변화시키겠다는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유 사장은 “전자적 방법으로 증권 예탁·결제가 이뤄지면서 기존 방식으로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고, IT에 대한 재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후강퉁 사업 등에서 이미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예탁회사가 아닌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결제원 일산 센터 매각에 관해서는 “일산센터의 경우 최선을 다해 팔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취득가격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부산 이전으로 직원대비 건물이 많아 비용이 과도한 만큼, 재무전략 차원에서 빨리 팔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일산센터가 매각되면 여의도의 여유공간을 활용해 박물관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