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관련 뉴스 이어져…"불확실성 피크 찍었다" 해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말간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발표가 나왔다가 그 범위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 어떻든 애플‧삼성 등 반도체‧IT 관련주들의 주가에는 상승 탄력이 붙었고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를 ‘불확실성 완화’로 보기엔 여전히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 주말간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발표가 나왔다가 그 범위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는 등 큰 혼란이 있었다./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지난 13일 새벽부터는 상호관세 관련 여러 뉴스들이 튀어나오며 투자심리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 금요일(4월 11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exception)가 아니다"라면서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다가오는 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대통령 각서에서 상호관세에서 제외되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 품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에 대한 부가설명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조치에 따라 반도체 등 전자제품은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25% 상호관세,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단, 미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부과한 ‘20% 관세’는 여전히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 민주당 등 비판 세력들은 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내용으로 비판을 가했다. 다름 아닌 백악관 쪽에서 교란된 사인을 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은 분명 흔치 않은 것이기는 하다.

결국 반도체 등 국가 안보에 중요한 품목은 앞서 25% 관세를 부과한 철강이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상호관세와 중첩되지 않는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정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어떻든 미국보다 먼저 개장한 아시아 증시는 반색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까지 1%대 상승세를 기록하다가 오후 2시 현재는 0.8% 정도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약 1.8% 상승 중이며, 상해종합지수는 0.86%, 홍콩항셍은 2.40 상승 중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S&P500‧나스닥 선물지수 또한 1~1.5%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주지는 못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관련돼서 시장에 ‘틈’을 보인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유동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조치를 통해 암시된 셈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도 완화 시그널이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정책과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회복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무역 전쟁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피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코스피는 낙폭 과대 종목‧업종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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