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사재를 들여 롯데제과 지분 2.1% 사들였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치고 롯데제과 2대주주로 올라섰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상 '중간 지주사' 정도의 역할을 맡은 롯데제과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장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입 형태로 롯데제과 주식 3만주(지분율 2.1%)를 주당 230만원에 사들였다.

모두 690억원 어치로, 이번 매입을 통해 신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8.78%로 높아졌다.

이날 매입 전 신동빈 회장은 지분율 기준으로 롯데알미늄(15.29%), 롯데장학재단(8.69%), 신격호 총괄회장(6.83%)에 이어 롯데제과의 4번째 대주주였지만, 단숨에 2대 주주로 부상했다.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3.96%), 누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2.52%) 지분과의 격차도 확대됐다.

신동빈 회장의 기존 지분(6.67%)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의 지분 합계(6.84%)보다 적었지만, 이번 매입으로 오히려 형·누나 지분 합계를 약 2%포인트(P) 가까이 웃돌게 됐다.

하지만 장남 신동주 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6.83%)까지 포함하면(13.76%), 여전히 '잠재적' 반대 세력의 지분율이 신동빈 회장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대 주주 롯데알미늄을 비롯해 롯데제과 주식을 보유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현재 모두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이라고 볼 수 있는만큼 다른 가족들의 지분율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식 매입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회장이 '책임 경영'의 자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8월 28일에도 사재 357억5천800만원을 들여 롯데제과 주식 1만9000주(1.9%)를 사들인 바 있다. 이로써 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서 276개로 34%(140개)나 한꺼번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