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수신잔액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저축은행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0.5~1.0%p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금리 하락으로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지난 2월 말 기준 수신잔액은 100조5769억원으로 전월 대비 1.2%(1조2385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5989억원을 정점으로 △11월 103조3649억원 △12월 102조2204억원 △1월 101조8154억원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고금리 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2022년 말 12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최근 예금금리가 2%대까지 내려앉으며 100조원 안팎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7월 수신잔액이 99조9128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이 붕괴된 이후 저축은행들은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며 수신고를 채웠다. 이후 한 달 만에 100조원대를 다시 회복하고, 그해 10월까지 수신 규모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올해 2월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자 자금 이탈이 시작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단리 기준)의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2.96%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p) 하락하며 2%대에 진입했다. 전년 대비로는 0.75%p 낮아진 수치다. 6개월, 2년,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몇 달 전부터 2%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저축은행 예금상품 중 43개가 3.50% 이상 금리를 내걸었으나 현재는 3.21%가 가장 높은 금리다.

CK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상상인저축은행의 크크크 회전 정기예금이 각각 3.21%를 제공 중이며. 대백저축은행, 대한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오투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청주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등의 정기예금도 3.20%로 집계됐다.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의 예금금리는 JT저축은행 3.20%, SBI저축은행 3.00%, 웰컴저축은행 3.00%, OK저축은행 2.80%, 한국투자저축은행 2.85%, 애큐온저축은행 2.80% 등으로 시중은행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예금금리 상·하단은 2.15~2.73% 수준이다. 전월 취급 평균 금리(2.61~2.94%)보다 상·하단이 각각 0.46%p, 0.21%p 내려왔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저축은행업계는 연체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해소 등을 위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영업이 위축되면서 무리하게 수신잔액을 채우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또한 대출 영업을 위한 자금 마련 유인을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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