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KDB대우증권의 인수전이 KB금융지주, 미래에셋그룹, 한국금융지주 3파전 양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2일 오후 3시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한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8일 나라장터에 공고한 매각 대상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보유한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48만1383주(지분비율 43.00%)와 산은자산운용의 보통주 777만8956주(지분비율 100%)다. 패키지로 판매되는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의 인수를 원하는 곳은 이날까지 예비입찰서와 부속서류를 내면 된다.

입찰서를 받고 나면 산업은행은 은행 내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게 된다.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곳은 3∼4주에 걸쳐 대우증권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내달 초로 예상되는 본입찰에 참가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상세실사, 가격 협상 등이 진행되고 나면 내년 상반기에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대우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3049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954억원)에 이어 업계 2위의 증권사다. 덩치뿐 아니라 103개의 전국 영업점을 갖췄고 투자금융(IB)사업과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인수자는 곧바로 시장의 선두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메가톤급 매물'로 여겨진다.

금융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을 정도의 대형 매물인 만큼 매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달 현대증권의 오릭스 매각이 무산되면서 '증권업계 마지막 대형 매물'이라는 희소가치가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의 최대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어 흥행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대형 금융사 세 곳이 한 번에 뛰어들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KB금융지주다.

대우증권 매각 공고를 앞두고 LIG투자증권의 매각에 나서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해 오던 KB금융은 이달 들어 KB투자증권의 관계자와 은행 자산관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대우증권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TF는 인수자금 조달 방법과 합병 후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한 연구, 인수 자문사인 모건스탠리·KB투자증권과의 소통을 담당하며 인수 준비 작업을 한다.

미래에셋증권도 9월 유상증자를 단행, 대우증권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충전했다. 다만 유상증자 규모는 당초 계획인 1조2067원에 못 미치는 9560억원으로 확정됐다. 미래에셋은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법률과 회계 자문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예비입찰 마감을 불과 나흘 앞둔 지난달 29일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까지 응찰하겠다는 뜻을 공식 발표했다.

세 곳 가운데 어느 곳이 대우증권의 주인이 되더라도, 단숨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KB금융은 자본금 4조3000억여원의 대우증권을 사들여 KB투자증권(자본금 5800억원)과 합병하면 국내 1위 증권사를 거느리게 된다.

미래에셋의 경우 유상증자로 자본금 3조5000억원으로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됐고, 여기에 대우증권까지 인수하면 자본금이 7조8000억원에 달하게 돼 증권업계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자기자본 3조300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과 합쳐져도 7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한편, 해외 자본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드느냐도 시장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매각 공고를 앞두고는 중국의 금융그룹인 시틱(CITIC)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국을 포함한 해외 업체들은 대우증권 인수에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