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최대 철강 수출국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철강업계가 중국산 저가 철강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는 국내시장을 잠식 중이다. 세계 철강시장의 포화상태로 국내업체의 수출도 만만치 않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재와 중국과의 가격차는 3만원~5만원 차이였던 과거와 비교해 현재 10만원 이상으로 그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철강재 가격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이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제철 현장을 지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월 정책토론회를 통해 “중국은 조강1kg이 배추 값 보다 더 싸다”며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저품질의 위험한 철강제품들이 무분별하게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울산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폭발 사건과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모두 중국산 부적합 철강재의 사용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판명됐다”며 “철강재는 국민의 안전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가 철강제품의 기준 강화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중국 T철강과 국내 H제강 등 2개 철강회사 철근에서 치명적 결함이 발견돼 KS인증을 박탈하기도 했다. 이들 회사에서 만든 철근의 중량(무게를 견디는 힘)과 연신율(휘는 정도)이 기준치에 미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하중이나 지진에 버티지 못할 불량 철근을 생산한 것이다. 중국 철강업계와의 과당경쟁이 국내 철강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 국가이면서 최대 피해자 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철강산업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나라별·지역별 수출비중은 아세안 6국이 27%, 한국 14%, EU28 7%, NAFTA 6%, 인도 4%, 대만 3%, 기타 39% 인 것으로 집계됐다.

왜 유독 한국이 중국산 저가 철강에 취약한 것일까. 신현곤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수입 대응 철강산업 생태계 협력’ 발표를 통해 한국의 소극적인 수입대책과 국경장벽의 한계를 지적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가격 하락으로 해외 저가재 사용을 확대하고 있고 업체별로 간단한 자체 테스트로 수입산 구매를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은 관세, 통관 절차 등을 통해 1차적으로 방어선을 지키고 품질 기준과 종류,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통해 중국 등 해외산 철강재가 기술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표준 규격 JIS(Japanese Industrial Standards)보다 더 엄격한 철강사 자체 규격과 철강연맹의 단체규격 제정을 활용해 수입재를 방어하지만 한국은 JIS를 모방하는 수준이며 사용자보다는 생산자 입장에서 낮은 기술 규격을 요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중국 제조 2025 규획’을 통해 제조업 업그레이드에 전략 시동을 건다. 일본은 2000년대 말부터 민관합동으로 철강업 경쟁력 강화 지원을 추진 중이다.

저가 철강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시장에 정부가 중장기적인 철강 산업정책을 펼쳐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