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부터 시행된 가격 자율제 시행이 원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자가용을 가지고 서울 각 지역 거래처를 다니는 A(54)씨는 이동이 잦다보니 특정주유소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그 때 그 때 기름을 채워 넣는 편이다. 때마침 주유등이 깜빡이는 것을 본 A씨는 B직영 주유소에서 리터당 1800원대에 휘발유를 넣었다. 다시 길을 나선 A씨는 5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B직영 주유소에서 리터당 1600원대에 휘발유를 파는 것을 보고 ‘아차’하고 늦은 후회를 했다. 직영 주유소라해도 가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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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유가는 리터당 1485원으로 7개월 만에 리터당 1400원대로 떨어졌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
국제 유가하락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주유소의 기름값이 연이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유가는 리터당 1485원으로 7개월 만에 리터당 1400원대로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이 이처럼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 중반에서 안정된 가운데 최근 몇 달 간 오름세였던 원달러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 1400원대 시대가 다시 개막했다고는 하지만 막상 기름을 넣으려고 보면 지역마다 가격차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같은 직영점에서 운영하는 주유소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서 200원까지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
주유소 간에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1997년부터 시행한 ‘가격 자율제’ 때문이다. 주유소 운영자는 자격 자율제에 따라 주유소의 입지와 인건비, 지역 총판의 납품 단가 등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달리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주유소 운영의 ‘영업전략’도 가격변동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령, 기름 값을 높게 책정하는 대신 자동세차, 포인트 적립, 사은품 증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 반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가격승부를 보겠다는 곳은 반대로 판매가격이 저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 자율제 시행으로 각 주유소 간의 영업전략에 따라 휘발유 판매가격이 결정된다”며 “단순히 판매가격만을 놓고 ‘싸다, 비싸다’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제공되는 서비스 등도 고려해 주유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