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미약품이 최대 5조원에 달하는 신약기술을 수출한다. 신약분야 기술수출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기록이다. 계약금으로만 1년 매출에 육박하는 거액을 일시불로 확보하게 된 것.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지속형 당뇨 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를 사노피에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전체 계약 규모가 4조8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 규모 수출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회사측은 이번 계약으로 계약금 4억 유로(약 5000억원)를 받는다. 앞으로 임상시험, 시판 허가 등에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총액 35억 유로(약 4조3000억원)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예정돼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로열티를 제외한 금액만도 총액 39억 유로(약 4조8073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퀀텀 프로젝트'는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당뇨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다.

투약 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해 부작용은 줄이고, 약효는 최적화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에 거액을 약속한 사노피는 퀀텀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지속형 GLP-1 계열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등의 전세계 독점 권리를 획득했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공동 상업화 권리는 한미약품이 보유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으로 자사가 보유한 국내 제약 사상 최대 규모 기술 수출 계약 기록을 4개월 만에 큰 차이로 뛰어넘었다. 한미약품은 7월 항암제 후보물질(HM61713)의 기술을 베링거인겔하임에 총액 8500억원에 수출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최대 규모 신약기술 수출 기록이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당뇨 치료제 개발의 글로벌 리더인 사노피가 퀀텀 프로젝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기쁘다"며 "이번 계약이 당뇨·대사이상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공정거래법상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어렵지 않게 이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법에 따라 거래 규모가 일정 금액 기준을 초과하면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