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러시아 정부가 6일(현지시간) 자국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러시아 정부가 6일(현지시간) 자국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하며 러시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사진=YTN 뉴스 캡처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말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는 미국과 영국 당국의 추정에 동의했음을 시시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반(反)테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명확해질 때까지 이집트를 오가는 모든 러시아 여객기의 운항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집트와의 항공 운항을 중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의 건의를 받아들인 결과라고 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푸틴 대통령이 연방보안국장의 건의를 수용했다"며 "대통령은 연방항공청이 이 권고를 이행하는 방안을 세우고 동시에 이집트에 머무는 러시아인들의 귀국 방안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집트에는 현재 러시아인 관광객 약 4만5000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러시아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관광청은 "러시아 관광객들 가운데 40%는 시나이반도 샤름엘셰이크에, 나머지 60%는 이집트 후르가다에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러시아 당국이 현지 체류 중인 자국민을 위한 별도의 항공편을 마련할 때까지 여행객 사이에 대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장은 "러시아는 여객기 사고 원인에 대한 전적으로 객관적이고 확인된 정보가 필요하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하기 전까지 러시아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러시아 정보기관 수장의 권고와 푸틴 대통령의 지시는 러시아 여객기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이는 러시아 당국이 "테러에 의한 사고란 증거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서방 정보 당국의 결론에 사실상 동의하고 있음을 방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은 여객기 사고 후 IS 조직원들 간의 통화와 채팅 내용 등을 감청한 결과 IS 추종자가 사고기 기내로 폭발물을 반입했거나 화물에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 여행객이 다수 머무는 샤름엘셰이크와 후르가다는 1년 내내 온화한 날씨에 홍해를 끼고 있어 매년 외국 관광객 수십만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다.

지난해 이집트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모두 300만여명으로 이집트를 찾은 외국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하고서 치안 악화로 관광객 수는 급감했지만, 러시아 관광객 수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집트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에 관광산업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집트 정부의 주요 외화 수입은 관광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수에즈운하 선박 통행료, 국외 근로자 송금 등의 순이다.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 비중은 약 11%에 이른다.

이에 앞서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