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주가가 정부의 강제 합병설 등으로 9일 동반 급락했다.

특히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포기설까지 불거지면서 장이 끝날 때까지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한진해운은 장 초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5% 넘게 떨어졌다가 일부 낙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4.76% 빠진 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장 초반 7%대의 낙폭을 보이고서 하락세를 거듭해 13.78% 떨어진 5130원에 장을 마쳤다.

무엇보다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방안을 구조조정 차관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공식 논의하기로 했다는 한 언론 보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정부가 합병을 권유하거나 강제합병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주가 하락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특히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이 경영권 포기 의사를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했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낙폭을 더 키웠다.

그러나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경기불황과 선박운임의 비정상적인 하락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해운업계의 환경이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꼽힌다.

한진해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다가 작년에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상선은 2011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2년 5000억원대, 2013년 3000억원대, 지난해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으며 부채규모가 6조원대에 이른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해운시장은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침체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는 전형적인 컨테이너 해운시장 성수기임에도 운임 하락세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업계는 올해 벙커C유 가격 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지만 운임 하락 부담이 더 커지면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급 과잉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더불어 "중국에서는 세계 해운업계 6, 7위인 코스코와 차이나시핑 그룹이 합병한다는 얘기가 연초부터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안을 검토하는 걸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설에 대해 지난달 28일 "정부로부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현대상선 인수에 대해서는 요청받은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이 속한 현대그룹은 "지난달 28일 자율공시를 통해 밝혔듯이 현대그룹은 한진해운-현대상선 간 합병 추진과 관련해 어떠한 권유나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면서 "현대상선 경영권 포기를 포함한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