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24조8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9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월간 최대 증가폭으로, 9월 늘어난 것(6조2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많다. 종전의 월간 최대 증가치는 올 4월에 기록된 8조5000억원이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추이는 미국이 내달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시차를 두고 국내 금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65조1000억원(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새 7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월간 증가 규모는 올해 4월(8조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크다.

한국은행은 "이사철의 주택거래 수요, 아파트 분양 호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9월 9천100가구에서 10월 1만1700가구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06∼2014년 10월 중 평균 거래량(7천500가구)보다 56%나 많은 것이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은행가계 대출 잔액은 159조원으로 한 달 새 2조원 불어났다. 2010년 5월(2조7000억원) 이후 5년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은 추석 연휴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 세일 행사 때의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9월 증가액은 2000억원이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말 잔액은 72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역시 작년 4월(9조6000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일부 기업의 인수·합병(M&A) 수요,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증가액이 9월 2000억원에서 10월 3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도 9월 5조5천억원에서 10월 6조2000억원으로 커졌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9월보다 1000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10월 말 현재 1364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9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이 일부 은행의 대출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유치 노력으로 8조9000억원 불어났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일부 은행의 연말 유동성 비율 제고를 위한 발행 확대로 3조6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액은 10월 중 6조4000원이 늘어 9월 마이너스(-7조5000억원)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가 각각 4000억원, 9000억원 유입됐고 신종펀드는 3조7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