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2024년 말로 예정된 제주 제2공항 완공시기에 대해 "이미 너무 늦었다"며 "1년이든 2년이든 최대한 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원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MBC, CBS라디오 등에 출연해 전날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제주 신산리 신공항 건설계획과 관련, 신공항의 필요성과 입지 선정 배경 등을 설명하면서 건설 시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발표가 갑작스럽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작년 12월 용역이 발주돼 올해 11월 중으로 발표가 된다는 것은 예고돼 있었다. 대신 뚜껑을 열어보니 (공항) 입지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이어서 바깥에서도 지역 주민들도 당황한 반응이 있다"고 답변했다.

당초 4개 후보지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됐던 신산리가 입지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선 "연구진은 30여 군데를 후보지로 넣고 여러 가지 평가 점수에 의해서 하나씩 하나씩 탈락을 시킨 끝에 남은 1등을 발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 제주지사는 신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이다 보니까 연착이 될 뿐만 아니라 혼잡하고 안전문제까지 있다. 그래서 지금 공항도 시설을 확대해서 2020년까지는 버틸 수 있는 단기대책을 세우겠지만 그 이후는 사실 속수무책"이라면서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피력했다.

이어 "현재 국토부와 제주도는 (공항의)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해보자, 그래서 행정절차도 단축하고 설계와 시공도 일부 병행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설 과정에서 생략 가능한 절차로 그는 예비타당성 검사를 들었다. 원 제주지사는 "(예비타당성 검사가) 사업의 내용이 아니라 국비 재정투입이 타당하냐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신공항 건설은)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새로이 제안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며 이미 25년 동안 끌어온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원 제주지사는 신공항에 4조1000억원 가량의 국비가 투입될 것이라면서 "민자로 했을 경우에는 운영권 문제, 그리고 시간이 너무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제주(신)공항의 경우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이라고 건설기간 단축을 위한 국비 투입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밖에 원 제주지사는 향후 두 공항의 분산수용에 의한 비효율에 대해선 "불가피하다"면서 "제주도 동쪽에 성장거점이 생겨 제주의 활용도를 더 키우는 효과로 상쇄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산리 신공항 주변 가구의 소음 문제에 대한 우려에는 "어느 지역을 선정하든간 바다 위에 짓지 않는 한 사실 불가피한 부분"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선 이미 법으로 소음피해, 토지보상 같은 것은 다 보장이 돼 있다"며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본다. 희생한 주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직접 제주도가 수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공항 뿐아니라 신항만 건설 추진 계획도 밝힌 원 제주지사는 "1년에 30% 이상 늘어나는 해상 교통의 수요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며 "우리가 미래의 수요를 감당하려면 신항만을 추진하는 게 불가피하다. 이 점에 대해선 정부도 원론적으로 지금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