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상선이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증권 지분으로 대출을 받아 4500억원 규모를 조달했다. 이 중 2000억원은 산업은행에 상환한 뒤 2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 조금이나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11일 공시를 통해 산은으로부터 빌린 차액금 1986억원을 상환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날 보유 중인 현대아산 지분 34.79%를 현대엘리베이터에 팔아 358억원을 마련하고 반얀트리호텔 홀딩컴퍼니인 현대L&R 지분 전량을 매각해 254억원을 마련하는 등 612억원을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주식 일부와 현대그룹 연수원 지분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1392억원의 운영자금을 차입하기로 했다. 만기는 1년이며 금리는 7.5~8.5%다. 지난 6일 현대엘리베이터는 205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중 2003억원이 현대상선 지원에 투입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은 ‘스마트업 유한회사’로부터 2500억원을 빌렸다. 이렇게 확보한 4503억 중 1986억이 산은에 상환되고 2517억원 가량을 비축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변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23일 만기가 돌아온 1986억원의 신탁담보대출의 차입금 만기를 2개월 연장하는 대신, 자구계획을 제출해달라는 뜻은 전달했다.

이 대출금은 현대증권 매각이 성사되면 갚는다는 조건으로 산은으로부터 대출받은 것이지만, 지난 19일 오릭스PE가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상선은 이 대출금을 상환하기 어렵게 된 처지에 놓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