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버티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고개 든 사퇴론도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 온 총선에 호남 민심은 식어가고 당내 여론은 악화되고 도무지 실마리가 안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버티기를 고집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딴지를 걸고 노동개혁법안을 수많은 전태일을 양산하는 노동악법이라며 외쳐대고 있다. 대안없는 비판만 쏟아내고 있는 문재인 대표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은 왜 선장에게 하선하라고 외쳐되는 것일까?
12일 박지원 의원이 문재인 대표와 회담에서 잇단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문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지 않으면 (본인)탈당할 수도 있다”며 압박한데 이어 13일에는 조경태 의원이 “총선과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국민들에게 평가 받았다고 판단된다면 겸허하게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재차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10·28 재보궐 선거 참패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에도 문재인 대표를 향해 “저는 정치 20년 정도했는데, 정당사에서 이렇게 책임지지 않는 대표는 처음 봤다”며 “문재인 대표는 공당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 같다.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조경태 의원은 앞서 문재인 대표에게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알겠는가”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넨 뒤 “재보궐 선거 참패를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 대표직에서 즉각 물러나길 바란다”고 원색적인 요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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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버티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고개 든 사퇴론도 꺼질 줄 모르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 온 총선에 호남 민심은 식어가고 당내 여론은 악화되고 도무지 실마리가 안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버티기를 고집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딴지를 걸고 노동개혁법안을 수많은 전태일을 양산하는 노동악법이라며 외쳐대고 있다. 오른쪽은 문재인 대표 사퇴를 촉구한 박지원 의원./사진=미디어펜 |
조경태 의원은 “광주 호남 사람들이 문 대표를 몰염치하다고 표현하는 데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문 대표 개인을 위해서라도, 당을 위해서라도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보여야 더 큰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경태 의원은 13일에도 사퇴론을 거론하며 “모든 구성원, 특히 국회의원은 떨쳐 일어나야 한다”며 “어제 박지원 의원이 한 말씀, 안철수ㆍ김한길 의원도 한 말씀 하셨는데 당이 살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떨쳐 일어나 당을 살리는 목소리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 후 문 대표의 거취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꾸 (사퇴) 기일이 연장돼서 당내 불안이 고조되면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대표께서 (사퇴) 일정을 말씀해주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며 “‘제 거취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의원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도 지난 11일 “총선을 앞두고 당이 살길은 문재인 대표가 명예롭게 물러나고 대선 주자급 인사들로 통합선거대책위를 꾸린 뒤 문 대표도 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미 문 대표를 만나 이런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12일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찌됐건 결론적으로 대표라는 것은 책임이 가장 크기 때문에 현재 문재인 체제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실제로 그게 선거의 전패를 통해 객관화, 드러났기 때문에 선거에 패배했는데 반응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전 시장은 “어찌 됐건 선거에서 4대0으로 패배하고, 이번에 지방선거 패배 했으면 변화를 해야 되고 이것은 문재인 대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곧 결단을 통한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도 ‘공천 혁신안’에 대한 비주류측의 불만이 쏟아졌다. 비주류측은 ‘공천 혁신안’이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문재인의 (비주류 솎아내기) 공천 혁신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오픈프라이머리 즉 완전경선제를 놓고 주류와 충돌했다. 4.13총선을 5개월 남은 시점에서 비주류측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내 역학구도가 점점 복잡해지면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는 13일에도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 5대 법안은 이 땅의 수많은 전태일을 양산하는 노동악법”이라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란 이름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를 연장하고 비정규직을 더 늘리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OECD 최장 근로시간 속 기계처럼 일하고 4명중 1명이 저임금이며 비정규직 627만명은 2015년의 전태일”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거세게 반대하며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수로 몰아가려고 했지만 실제 문재인 효과는 미미하다. 거리의 정치까지 재개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에 반대 기치를 들며 국정교과서 역풍을 노렸지만 야당도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만 지고 있다.
호남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당내 사퇴론은 점점 거세지는 형세속에서 문재인 대표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등 현안들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개혁은 발목을 잡으면 잡을수록 스스로를 옥죄는 사슬일 뿐이다.
19대 국회는 시한부 국회다. 민생 관련 현안 등 각종 법안들이 정쟁에 팽개쳐진 채 먼지가 쌓여 가고 있다. 오늘의 할 일조차 하지 않으면서 내일을 기대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국민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당내 목소리마저 귀를 닫은 문재인 대표가 과연 국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있을지 기대하는 건 무리다. 문재인 대표의 버티기가 과연 어디까지 일지 두고 볼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