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올해 상장사들의 매출은 줄고 이익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비용 감소에 기댄 측면이 커 질적으로는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 상장사들은 외형과 수익성 양쪽에서 모두 개선 흐름을 보였다.
17일 한국거래소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함께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 상장법인 588개사 중 금융사 등을 뺀 498개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매출액은 1205조6156억원으로 지난해 1~9월의 1245조9331억원보다 3.24%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77조4781억원)과 순이익(56조4962억원)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2.69%, 11.31% 증가했다.
상장사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소폭 개선됐다. 올해 1~9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43%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1%포인트 상승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4.69%로 0.61%포인트 올랐다.
이는 상장사들이 1000원짜리 상품을 팔 때 64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 중 회사가 실제로 손에 쥔 돈은 47원 정도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매출액은 소폭 감소하지만 수익성은 좀 더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환율 상승효과 등에 기댄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경기 둔화와 수출 감소 영향으로 매출액이 둔화함에 따라 비용 감소가 영업 활성화 등의 선순환을 불러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원재료 가격 하락 등 비용 감소 효과가 워낙 크게 발생하다보니까 영업이익률은 조금 개선된 것 같다"며 "환율 효과로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이 수혜를 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709개사 중 분석대상 635개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1조8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 증가했다.
영업이익(5조292억원)과 순이익(3조5451억원)도 작년 동기보다 각각 10.95%, 12.82% 증가했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기계, 비금속광물, 서비스업, 운수장비, 전기전자 등 5개 업종의 순이익은 지난해 1~9월보다 감소했으며, 건설·종이목재 등 2개 업종은 흑자 전환했다.
운수창고는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건설, 비금송광물, 섬유의복, 운수창고, 의료정밀, 음식료, 의약, 종이목재 등 8개 업종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기계, 서비스업, 운수장비, 유통, 전기가스, 전기전자, 철강금속, 통신, 화학 등 9개 업종은 감소세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부터 업종별 실적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추세를 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IT(정보기술) 부문의 실적이 안정화 추세를 보인 반면 조선·건설 등은 연달아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로 인한 수출주의 부진을 내수주들의 선전이 상쇄해준 측면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업종별로 편차가 커지고 있어 전체적인 흐름뿐 아니라 기업별 실적 흐름을 따로 챙겨봐야 할 것"이라며 "숲보다는 나무를 봐야하는 시즌"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