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 주말인 14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민중총궐기 시위가 모든 정치 이슈를 삼키면서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일 경찰의 과잉진압을 주장하며 급기야 내년도 예산안에서 경찰의 시위진압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예결위 간사인 인민석 의원은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의 태도를 보면서 관련 예산들이 꼭 필요한 곳에 쓰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삭감 예산으로 꼽은 것은 바리케이드 구입 등 경비경찰활동사업 9웍원, 체증장비 교체를 위해 편성된 치안정보활동사업 18억원, 경찰 기동력 강화사업 113억원이다.
게다가 안 의원은 “기동대 버스가 차벽으로 오용되고 있으므로 전액 삭감할 필요가 있고, 살수가 방어용이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내년도 살수차 세대 추가 구입 예산안도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서울 도심이 무법천지 난장판이 됐던 점을 감안할 때 새정치연합의 이런 주장은 ‘아전인수’ 식 해석으로 비난여론에 눈을 감은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적인 시위를 유도하기 위해 나와 있는 경찰을 타도 대상으로만 여기는 80년대 낡은 운동권 식의 사고가 폭력시위를 야기시킨 것이 분명한데도 이를 바로잡아야 할 국회가 민의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재에서 시위 현장에 설치된 차벽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무려 12일동안 서울광장에 사람도 다니지 못할 정도로 차벽을 설치한 것에 대한 결정이었다. 이번에 설치된 차벽은 시위대가 처음부터 청와대로 진격하려고 했기 때문에 불과 몇시간동안 설치된 것으로 시민이 통행 가능할 정도로 간격도 있었다.
이번에 농민 한명이 크게 다치기는 했지만 경찰이 쏜 물대포 역시 쇠파이프와 사다리를 들고 달려드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한 방어용으로 시위대가 경찰버스를 뒤집어엎으려 했던 당시 상황에서 허용된 것이었다.
지금 많이 유포되고 있는 시위 동영상에도 땅을 향해서 살수되고 있는 물 위에 시위대원 중 한명이 일부러 샤워하듯이 들어가는 장면도 나오기 때문에 부상당한 농민이 어떤 경위로 다쳤는지를 분명하게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경찰버스 등과 관련한 예산이 삭감될 경우 폭력시위 등으로 훼손된 경찰버스의 보충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내구연한(8년)을 초과한 경찰기동대 버스 교체가 어려워져 의경의 복지 및 안전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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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개최한 정부 규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쏘는 물대포 속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버스를 가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구형 경찰기동대 버스는 실내가 좁아 의경들이 다리를 제대로 뻗지 못해 통상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의경들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예산 중 상당수는 소관 상임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이미 한 차례 삭감된 것들인데도 야당은 이번 시위 사태를 빌미로 그나마 책정된 예산을 모두 깎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주말 민중 총궐기 시위를 불법·폭력 시위이자 반정부·반국가 시위로 규정하고, 당시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소개했다.
SNS에 올려진 영상에는 ‘흔들리는 버스 위 의경들을 보니 눈물이 난다’ ‘자기 자식, 가족이면 그렇게 의경들을 팼을까요’ ‘쇠파이프와 밧줄이 좌파식 민주주의의 상징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영상과 댓글을 소개한 김무성 대표는 “이런 의견이 바로 국민들의 생각이고, 눈높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 시위 세력은 ‘세상을 엎어라’는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반정부, 반국가 색채가 분명한 세력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시위 현장에 쇠파이프와 밧줄, 시너가 등장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법·폭력 시위로 기획된 것으로 시위의 정당성과 명분도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는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에게 살인적인 폭력 진압을 자행했다고 이야기하는데 국가의 존립과 번영을 위해 법·질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아실 분들이 불법·폭력 시위를 비호하는 것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묻지마 폭력 시위’는 근로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이 17년만에 도출한 노사정 대타협을 무시한 채 거리로 뛰쳐나가는 투쟁을 선택한 것으로 더 큰 실망을 안겼다. 특히 시위를 주도한 53개 단체 중 19개 단체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 국민운동본부에 속한 단체로 드러났다.
야당이 대화와 타협을 내팽개치고 불법·폭력 시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얕은 수를 쓰는 한 민주적 시스템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 여야 구도는 명백하게 정당정치에서 벗어난 ‘야만의 정치’로 반복되고 있고, 이런 정치로는 경제·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