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자사주 매입과 글로벌 악재 등의 여파로 1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50.50%였다.

이는 작년 4월22일(50.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7월3일(51.86%)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연초(51.82%)와 비교해도 1.32%포인트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난 8월 10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던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 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어필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강도높은 '팔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을 지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꾸준한 매수세를 견지, 그 비중을 52%대로 올려놓은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일단 삼성전자가 유례없는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자 투자자들이 이 틈을 이용,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1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당일 1255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바구니에 담는 등 사흘간 '반짝' 구매에 나서며 3029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나 이후 하루(11월5일)를 제외하고는 줄곧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129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3768억원)과 개인(2642억원)도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7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자사주 매입 기간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있어 왔다"며 "삼성전자가 기대 이상의 정책을 발표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자사주 매입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매도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 등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신흥 시장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기피 심리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셀코리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빼내간 자금은 1조2670억원에 달한다. 이중 삼성전자를 덜어낸 금액만 3000억원에 육박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와 실적 부담 등으로 인덱스 전반에 대한 매도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형 수출주에 대한 집중 매도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상승 모멘텀이 마땅치 않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전반적인 매도와 개별 이벤트에 따른 플레이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