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최근 5년 사이 가구당 평균 의료비 지출이 4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이 높아 취약 가구에 대한 관심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태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7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8∼2013년 한국의료패널 연간 데이터를 활용해 가구의 의료비 지출, 부담요인 및 영향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가구당 평균 의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외래·입원·응급 수납금액과 처방약값 등을 합친 가구의 본인부담의료비는 2008년 105만3000원에서 2013년 148만9000원으로 41.3% 상승했다.
아울러 가구의 생활비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6.2%, 2009년 6.5%, 2010년 7.1%, 2011년 7.6%, 2012년 7.5%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가구 의료비는 저소득층에서 훨씬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기준 소득 상위 20%(5분위)에 속해 있는 사람의 평균 의료비는 186만9000원으로, 소득 하위 20%(1분위) 집단의 128만4000원보다 58만5000원 더 많았다.
그러나 가구 생활비 가운데 의료비의 비중은 5분위가 4.2%인 반면 1분위의 경우 15.6%로 4배 가량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저소득층 가구의 의료비는 암, 뇌혈관, 신부전 등 질환에 따라 전체 가구소득의 20∼80%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구당 의료비가 전체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과부담의료비' 역시 2008년 13.4%에서 2012년 14.6%로 발생 확률이 증가했다. 이 기간에 전체 가구의 29.7%가 적어도 1번 이상 과부담의료비를 경험했고 2년 연속 경험할 확률은 47.3%에 달했다.
이 교수는 "만성질환 수가 많고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과부담의료비 발생확률이 높고 반복 발생에도 취약하다"며 "의료 이용에 대한 요구는 크지만 지불능력에 한계가 있는 취약계층의 보장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