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의 수습기자역의 박보영(25)이 ‘도리화가’ 소리꾼역 수지(21)와의 정면대결에서 먼저 웃었다.
25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가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4위의 ‘도리화가’를 눌렀다. 하지만 관객차가 1만명 남짓이어서 예단할 수는 없는 처지다. 한편으로는 흥행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박보영과 수지 두 젊은 청춘 여배우다. 두 영화는 흥행이라는 일방적 공식만으로 볼 수 없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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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박보영./'열정' 스틸컷 |
박보영은 올해 스물다섯이다. 그동안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으로 달콤한 흥행 성적표를 받았고 안방극장에서는 ‘오 나의 귀신님’으로 소위 확고한 팬심을 굳혔다.
가수로 데뷔한 수지는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스물하나다. ‘건축학개론’으로 일약 국민 첫사랑으로 떠올랐다. ‘도리화가’에서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 역을 맡은 그녀는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 3년만의 스크린 복귀를 위해 박애리 명창에게 1년 동안 판소리를 사사 받았다.
20대 여배우가 사라졌다는 충무로에 두 청춘 여배우는 단비 같은 존재다. 두 여배우 모두 첫눈 같은 포근한 외모 이면에는 그야말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당참이 묻어난다. 이들에게 기대할 것은 흥행성적이 아니라 충무로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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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도리화가' 수지./'도리화가' 스틸컷 |
박보영, 수지 두 청춘스타는 강한 남성들로 들어찬 충무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그들이 출연한 장르도 그리 흔치 않다. 남성미 물씬 나는 액션 아니면 그렇고 그런 로맨스를 벗어났다. 박보영은 사회초년생으로 첫 발을 내디딘 수습기자역이다. 딱 그 나이의 역할이다. 공감가는 얘기가 기대된다. 수지는 금기에 맞선 여류소리꾼이다. 20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이다. 그 시간여행속에서 담아낼 모습은 장래 연기자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에. 시공을 초월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아내는 배우 수지의 미래가 기대된다.
두 여배우의 당찬 도전은 충무로의 새로운 희망이다. 앳되지만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그들이 모처럼 영화속의 허상이 아닌 현실속에 바탕한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기에 더욱 주목된다. ‘열정’의 패기로 ‘소리꾼’의 의지로 고달픈 청춘들이 위로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