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7일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고 배웠다. 제게 맡겨진 맡겨진 정치적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자 한다.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오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후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했지만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이은 선거의 패배, 당원과 국민의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 혁신과정, 여전히 분열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당내 통합작업 등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깊이 반성한다”며 사퇴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지난 18일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임시지도체제 구상과 관련, “바라건대 문·안·박 연대가 분점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비전과 역할로서 실현되길 바란다”며 “더 나아가 문·안·박 연대를 넘어 당의 새로운 세대교체형 리더십이 창출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꾸지람은 달게 받겠다”며 “이제 당 소속 의원으로, 당원으로 돌아가서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직후, 사퇴를 결정한 계기에 대해 “문·안·박 연대 구상 때문은 아니”라며 “최고위원으로서 제가 했던 역할과 소임에 대한 반성과 책임이 오늘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최고위원과 지인 등과 상의한 결과라고도 했다.

그는 문·안·박 연대에 대해 “지금이라도 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와 만나서 담판을 짓고 과연 이 연대가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통합해나가겠다는 건지 그 비전과 역할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밝히고 당내 정치적 동의를 구해나가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오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입장자료를 내 문·안·박 연대에 대해 “또다른 지분나누기, 권력나누기 아니냐고 곡해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라며 “국민과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없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후 개최된 당 최고위원회의에도 모두 불참했다.

서울지역 3선의 오 최고위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 출신으로,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86범주류로 분류되는 오 최고위원은 그동안 지도부 내에서 문 대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왔으나, 지난 9월 재신임 국면에서 “지도부가 들러리만 서는 것인지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재신임카드 재고를 문 대표에게 요구하며 “직에 회의가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