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금융서비스 제공·중금리 대출 현실화 등 혁신 기치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기존 은행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곳은 혁신과 보안을 무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위용을 선보이며 금융권의 '빅뱅시대'를 예고했다.

   
▲ 지난 29일 오후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도규상 금융서비스 국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예비인가를 받아낸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3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사업계획 브리핑을 가졌다.

카카오뱅크는 3800만명의 메신저인 '카카오톡' 모바일 플랫폼을 첨병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혁신적인 중금리 대출과 수신 상품, 지급 결제 시스템으로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K뱅크는 '우리동네 네오뱅크'를 내세우며 인터넷과 오프라인과의 고객접점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이용우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는 이날 카카오뱅크 브리핑에서 "모바일을 가장 잘 이해하는 모바일뱅크가 지금 인터넷은행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로 봤다"라며 "언제 어디서나 접속되는 접근성, 손 안에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편리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기반이 되는 연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특히 기존 은행의 금융서비스에서 벗어난 '혁신'을 카카오뱅크의 최대무기로 꼽았다.

카카오톡에 24시간 운영되는 금융서비스인 '금융봇'을 도입, 단순상담은 물론 고객 금융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재테크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아침이 되면 카카오톡이 오늘 납부해야 할 공과금이 만기라고 알려주고 밤새 이뤄진 거래내역도 메시지로 온다. 점심에는 위치기반서비스를 기반으로 주변가게의 쿠폰을 제공받고 할인이 되는 가게를 알려준다. 저녁, 만기가 된 적금에 이어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준다.

이 전무는 "국민 97%가 카카오톡을 사용한다"라며 카카오뱅크에 참여한 주주들이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 업체이자 이들의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서도 접근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에는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넷마블, 로엔(멜론),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이베이, 예스24, 코나아이, 텐센트 등 11개사가 주주로 참여한다.

편리한 송금서비스와 이자에 대한 선택이 자유로운 것도 특징이다.

상대와 카카오톡 중 카카오뱅크앱을 실행시켜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번거로움 없이 송금이 가능해진다. 고객은 카카오뱅크에 제공되는 멜론음원 사용권이나 스페셜이모티콘, 넷마블 게임아이템 등 다양한 컨텐츠 중 원하는 형태의 이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간편한 지급결제 시스템을 통해 중간 단계의 유통 부분을 대대적으로 혁신한다. 앱투앱결제 방식을 도입해 고객과 고객 또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모바일 앱으로 연결해 중간 마진을 없앤다.

이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밴(VAN), 카드사 등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차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한 중금리의 대출 혁신도 목표로 한다.

카카오뱅크는 일반 시중은행보다 조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요구불예금 비중을 약 3배 이상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의 수수료를 낮추고 비교적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해진다.

이 전무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비중은 11% 정도인데,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은 약 35%를 차지할 것"이라며 "여기서 획기적으로 비용이 절감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활동 고객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 등의 데이터, 모바일·온라인 활동 데이터에다가 카톡, 카카오스토리, 다음검색, 샵검색 등을 이용한 카카오뱅크만의 추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설치나 대출모집에 비용이 들지 않고 조달비용이 싸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뱅크는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친근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카톡의 스마트폰 접근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편의점이나 공중전화 등 오프라인과의 접점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K뱅크는 GS리테일의 편의점 1000개 점포, 우리은행의 7000곳 ATM, KT의 1000여개 공중전화 박스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동네 ATM’을 고객 접점으로 삼아 인증과 계좌개설 등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김인회 K뱅크 컨소시엄의 태스크포스(TF)장 전무는 "모든 분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건 아니기에 우리는 스마트 ATM 서비스를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전국 방방곡곡에 ATM 설치가 쉽지 않지만 KT는 7만여 개의 공중전화부스가 있으며 이 부스에는 전력선이 들어가 있고 인터넷도 깔렸다"며 "이를 ATM화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금리 대출에 활용될 신용평가 데이터 분량도 상당하며 방대한 오프라인 데이터가 강점으로 꼽힌다.

K뱅크에 따르면 고객만 2억명에 달하고 오프라인 가맹점만 350만개에 이른다.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만 연간 60억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70~80%는 오프라인 데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