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6명·부사장 1명 등 총 15명 승진
스마트폰·반도체 변화, 바이오 사업 육성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맡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질적인 이번 첫 인사가 ‘성과’와 ‘안정’으로 이뤄졌다.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부회장의 선택은 안정적인 경영이었다. 또한 될성 부른 사업엔 과감한 성과주의 보상이 뚜렷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핵심 경영진을 유임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에 변화를 줄 새로운 리더를 발굴, 바이오와 면세유통 등 신규 사업의 새 수장도 임명하면서 미래 사업을 성장시켜 나간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 삼성은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미디어펜

1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삼성은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승진자 3명, 규모 11명 보다 약간 늘었다. 장단 규모는 52명으로 1명만이 줄었고 평균 연령은 53.7세에서 54.8세로 높아졌다.

조직개편 등 소문이 무성했던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신종균 대표이사, 윤부근 대표이사 3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의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등 3대 부문 체제 역시 변동은 없다.

다만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주력 사업부 리더를 교체해 ‘제 2도약’을 위한 조직 분위기 일신을 위해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및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경영진에게 물려줬다.

삼성 측은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무선사업부장 자리는 지난 2014년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S6’,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한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 무선개발실장 사장으로 발탁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4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동됐다.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4명이 각자 대표이사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 ‘삼성물산 사장단 수 줄이기’, ‘최치훈 사장 부회장 승진설’ 등의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번 인사는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이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끝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겸직하던 이서현 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 맡는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과 전기배터리 사업 경영진을 승진, 전진 배치해 사업도약의 의지를 보였다.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삼성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바이오헬스Lab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고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 온 고한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사장단을 주요사업에 전략적으로 전진 배치했다. 우선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삼성종합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유성 사장을 삼성SDS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모바일 중심의 솔루션 사업에 대한 감각과 식견을 보유한 홍원표 사장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보임했으며 2014년부터 삼성SDS 대표이사를 맡아 온 전동수 사장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위촉했다.

이번 삼성 인사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삼성 3남매의 승진은 없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1년 이상 자리를 비워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전망도 거론됐지만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을 택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 장충기 차장, 김종중 전략1팀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정현호 인사팀장과 성열우 법무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미래전략실 기존 체제는 유지됐다.

한편 삼성은 부사장 이하 2016년 정기 임원인사도 금주 내 각 회사별로 마무리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