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계파를 불문하고 문재인 대표를 겨냥한 쇄신론이 대두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1일 ‘시간끌기가 문재인 대표의 수습책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대비한 당의 통합·혁신을 위해 문 대표가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당이 위기에 처하게 된 책임의 가장 큰 부분은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도 혁신과 통합의 과제를 실현하는데 실패한 문 대표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며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대해서도 “법률상 가능하지 않다”며 문 대표가 이를 제안함으로써 오히려 당의 위기를 가속화시켜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철수 전 대표의 거부로 연대 제안은 사실상 실패, 더 이상 연대에 집착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는 한편 “시간만 끌면서 문제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당의 위기를 수습할 방안을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다음 총선과 대선을 승리하기 위한 결단을 신속히 내려달라”고 강력히 촉구한다.

민집모 간사를 맡고 있는 문병호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문·안·박 연대에 대해 “기본적으로 문 대표 주도의, 문 대표 유지 돌파용 구도”라며 “절차도 내용도 아무것도 안 맞는 홍보용 제안이었다”고 힐난했다.

문 의원은 “가장 바라는 것은 당내 모든 계파나 지도자들이 혁신연대에 나와서 혁신안을 갖고 경쟁, 거기에서 뽑힌 지도부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주장”이라며 안 전 대표가 ‘역제안’ 한 혁신전당대회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전대 개최가 당 혁신위원회에서 만들고 중앙위에서 통과시킨 혁신안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잘된 것은 계승 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수정하자는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말해 지금 많은 의원들이 혁신안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 통과시킬 때 최고위에서 토론도 안 했다. 당무위에서도 토론을 10분, 20분 밖에 안 하고 통과시켰다”면서, 혁신안이 통과된 배경에 대해서도 “이게 안 되면 우리 당이 정말 추락하니까 통과시킨 다음 또 논의해 보자 해서 통과시킨 것”이라며 “이제 와서 그것이 마치 금과옥조인 양 말하면 안 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한 문 대표의 혁신전대론 거부 가능성에 대해 “문·안·박 연대를 구상한 것은 결국 ‘현재 체제로는 총선에 임할 수 없다’라는 판단에서 스스로 인정한 건데,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안 받아서 원래대로 형식적으로 가겠다면 자가당착”이라고 압박했다.

문 의원은 현 체제가 유지될 경우 탈당할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엔 “만약 당내 혁신과 통합의 실천이 도저히 불가능하다 판단이 되면 새로운 흐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이른바 ‘86’ 운동권으로서 범친노(親 노무현)계로 분류돼 온 인물이지만,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론에 공감하면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백의종군’을 촉구했다.

오 의원은 “‘이후에 당을 어떻게 수습하고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바꿔 더 큰 통합을 이뤄낼 것인가’라는 당내 정치적 협의와 동의의 결과로서 전당대회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대를 통한 당내 혁신과 통합을 이루더라도 문 대표, 안 전 대표 두 분 모두 공천권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자세로 전대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당 내에서 문 대표에 대한 대표직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선 “선출된 당 대표에게 시도 때도 없이 사퇴 요구를 하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거나 옳지 않다”라면서도 “당 대표와 지도부는 지금의 당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책임감의 발로로 (저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인물에 의한 세대교체형 리더십의 필요성을 피력해온 그는 “문·안 연대가 당 내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마중물, 산파 역할을 해주고 두 분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선대위를 구성해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 앞에 앞장서서 진두지휘해주는 모습이 지금 당이 가야할 정확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