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12월말로 예정된 현대증권의 정기인사가 다가오면서 일부 임원이 공포에 떨고 있다.

   
 
윤경은 사장(사진)이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가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던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에 협조했던 임원을 내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어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 무산 후 김 전 대표의 내정도 함께 취소되면서 김 전 대표에 협조했던 일부 임원에 대한 인사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루머가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다. 루머에는 윤 사장이 평소 임원들에 “줄을 잘 서라”고 경고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측은 부인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임원에 대한 인사권은 현대그룹에서 갖고 있고 윤 사장은 사후 추인만 하는 형식이다”며 “윤 사장이 보복 인사를 할 것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월 이뤄진 소폭 인사에서도 해임된 임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그룹에서 인사권은 사실상 계열사 사장이 행사하고 최종보고에서 현정은 회장의 승인을 받는 형식을 띄고 있다. 현 회장과 그룹이 최종 결정은 하는 것이지만 윤 사장이 의중이 거의 반영되는 것이다. 윤 사장이 작심하고 인사권을 휘두른다면 현대증권의 임원은 옷을 벗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특히 윤 사장은 현대증권의 매각이 무산된 후 “임원이 몰지각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며 김 전 대표에 협조한 일부 임원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현대상선 신용공여 등으로 금감원 징계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현대증권의 재매각 역시 남은 임기에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올 초 재선임된 윤 사장의 임기는 2018년까지다. 윤 사장에 이른바 ‘찍힌’ 임원은 연말 인사에서 살아남더라도 고단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가 윤 사장의 입장이라도 김 전 대표에 협조했던 임원들을 내치겠다”며 “점령군에 협조하려던 사람들을 그냥 살려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