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일 “지도부 교체는 하되, 문재인 대표가 명예롭게 물러나도록 문 대표의 혁신안 같은 것도 유지를 해 줘야 명분있게 물러나지 않겠는가. 그런 길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실상 ‘문재인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저희는 호남 표도 필요하고 문 대표를 지지하는 표도 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같은 4선 이상의 당내 중진의원들과 만나며 이같은 뜻을 같이 한 김 의원은 ‘문 대표가 동의하는 형태의 과도체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과도체제라고 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있을 수 있다”며 “비대위를 구성해서 그 비대위가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임시 전당대회까지 활동하고 임시 전대를 통해 새 지도부를 뽑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 대표가 불가피하게 (단독 대표 체제를) 계속 하는 경우도 가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제가 볼 때 우리 당 다수는 문 대표가 혼자 대표를 하는 현 지도부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그래서 문·안·박 얘기도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제안이 안철수 전 대표의 거부로 결렬된 것에 대해선 “대상자인 안 전 대표가 안 받았으니까 지금 고집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저는 안 전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제안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양쪽을 잘 절충해서 당의 중지를 모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그는 다만 “임시 전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문 대표의) 혁신안의 골격, 원칙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대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합의추대로 가거나 중앙위에서 지도부를 선출하는 식으로 가야지, 경선으로 가서는 공천을 앞두고 있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고조되는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에 대해 “전통적으로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며 “저희 당이 팔로우십이 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대표로 뽑아놨으면 그걸 인정하고 따라주는 것도 필요한데, 뽑아놓고는 자꾸 흔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만 해도 주요 현안이 있으면 사전에 관련자들과 어느 정도 합의를 마친 다음 테이블에 놓았다”면서 “지금 문 대표도 그런 건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도부에도 쓴소리를 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정말 당의 지도자라고 하면 갈등소지가 있는 현안은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해서 어느 정도 합의가 된 다음에 국민들 앞에 내 놓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일텐데 그렇게 안 되는 것이 솔직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 여수갑 출신 4선 의원으로서 최근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이날 “이번 선언은 ‘호남 불출마’라고 해석하시면 좋을 것”이라며 “일단 당의 통합을 위해 제가 진력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당에서 열세지역 출마를 요구할 경우 “영남은 제가 전혀 연고가 없기때문에 모르겠지만 수도권 같은 경우는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고, 당의 요구가 없을 경우에는 총선에 불출마 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