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한국증권금융 신임 사장에 다시 금융위원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선임됐다.
3일 증권금융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장후보로 추천한 정지원 금융위원회 전 상임위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로욜라대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재무부 기획관리실, 경제협력국, 금융국을 거쳐 2012년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을 역임했으며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증권금융 측은 “신임 정 사장은 재정경제원 및 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금융부처에서 국내외 금융정책을 담당하면서 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며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장기화 되고 치열한 경쟁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자본시장에서 ‘신뢰와 상생의 자본시장 성장파트너’로 증권금융을 성장시켜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금융의 사장으로 고위공무원 낙하산 인사가 연이어 내려오면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사장 공모를 시작한 후 첫 사장인 조흥은행장 출신의 홍석주 전 사장(23대)을 제외한 모든 사장이 금융위 출신이다. 이두형 전 사장(행시 22회)은 금융위 기획행정실 실장을 역임했고, 김영과 전 사장(행시 22회)과 박재식 사장(행시 26회)은 모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냈다.
특히 이번 증권금융 사장 공모절차가 진행되기도 전에 이미 정 신임 사장은 증권금융으로 옮기기 위해 금융위에 사임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사장 공모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자신이 낙하산 인사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다.
증권금융은 예탁결제원과는 달리 증권금융은 공공기관도 아니어서 금융당국이나 정부에 경영간섭도 받지 않는다. 또 증권금융 지분은 은행권이 3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증권업계(증권사)가 34.8%, 증권 유관기관이 13.9%를 갖고 있어 금융위가 일방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결과가 어찌됐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내부 인사는 한명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