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가 참여한 한국카카오은행과 현대증권이 가세한 K뱅크, 2곳의 컨소시엄에 인터넷 전문은행의 예비인가 결정을 내렸다.

NH투자증권은 인터파크가 이끄는 아이뱅크를 통해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NH투자증권은 아쉽지만 내년 은행법 통과이후 재도전에 나설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기대하는 눈치다.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두고 증권가에서 가장 씁쓸해야 하는 쪽은 NH투자증권이 아니다. 바로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사진)이다. 홍 사장은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이베스트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단 뒤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에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해왔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 온라인 증권사로 설립된 강점을 이용해 핀테크 바람 속에서 증권가의 판을 바꿔보겠다는 전략이었다. 홍 사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미래의 승부처’로 꼽으면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무덤이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매각이슈로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 증권사 등 다른 기업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같은 컨소시엄으로 묶이는 것을 꺼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9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3646억원에 불과한 중소형사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낮은 인지도 역시 문제였다. 규모도 작은데다 뚜렷한 강점이 없다는 점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인지도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지원조차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홍 사장의 망신살은 인터넷 전문은행 뿐만이 아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다고 그렇게 자랑하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이 3분기 순손실 5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으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 2분기 2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과 매각 기대감에 지난 4월 장중 1만79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도 3일 9690원으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도 홍 사장은 올해 3분기까지 7억2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분기 연봉이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오너 경영인을 제외한 전문경영인 현직 증권사 사장 중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13억6900만원)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3월 재선임된 홍 사장의 임기는 2017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