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서울 강남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인접 지역인 분당을 거쳐 용인 수지로 확산되는 '가격 동조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의 높은 가격 부담을 느낀 수요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권을 공유하는 분당과 수지로 이동하면서, 지역 간 가격 연동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분당의 국민평형(전용 84㎡) 가격이 23억 원 선을 넘어선 만큼, 수지 역시 '15억 원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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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자이 에디시온 투시도./사진=GS건설 |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 자료를 토대로 2020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강남·분당·수지의 아파트 매매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세 지역은 유사한 가격 패턴을 보여왔다. 강남의 가격 상승 이후 일정 시차를 두고 분당과 수지가 뒤따랐고,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는 동반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는 신분당선을 중심으로 세 지역이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여 있으며, 동일한 수요층이 가격대에 따라 선택지를 달리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강남과 분당이 각종 규제 속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경우 수지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기준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1억8700만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강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용 84㎡가 60억 원을 웃도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압구정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100억 원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분당 역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더샵 분당티에르원' 전용 84㎡는 분양가가 최고 26억8400만 원에 책정됐다. 이어 1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시범삼성한신' 전용 84㎡는 21억8500만 원에, '시범우성' 전용 84㎡는 19억9300만 원에 각각 거래됐다. 재건축 이슈가 없는 단지 중에서는 '파크뷰' 전용 84㎡가 25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수지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수지 아파트 가격이 분당의 약 65%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이른바 '65% 법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분당 국민평형 가격이 20억 원 중반대에 안착한 현 시점에서 이를 적용하면, 수지 국민평형 가격이 15억 원대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거래 사례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10월 15억5000만 원에 거래됐고, 'e편한세상 수지' 동일 면적도 14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여기에 분당과 수지 모두 신축 공급이 제한적인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두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는 약 1900가구에 그쳤다. 신축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신규 단지의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에서는 총 480가구 규모의 '수지자이 에디시온'이 연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신분당선 동천역과 수지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에 전 가구가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단지 상층부에는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등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돼 있다.
분양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분당 시세가 뛰면 시차를 두고 수지가 따라가는 학습효과가 있고, 현재 분당 가격을 감안하면 수지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특히 희소성 높은 중대형 평형과 특화 설계가 적용된 신축 단지라는 점에서 실거주와 투자를 겸하려는 분당·판교권 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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