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의 리마스터링 영화들에 2030 관심 몰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은 지난 2021년 리마스터링 재개봉을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으며 2030 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에 리마스터링을 통해 재개봉하는 '화양연화 특별판' 역시 2030 관객층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이 2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2030 관객들과 새롭게 호흡하고 있다. 실제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 당시 CGV 관람객 데이터는 이러한 흐름을 증명한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이 20대와 30대 관객 각각 33%로 총 66%를 차지했으며,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은 20대 관객 비중이 무려 51%, 30대까지 포함하면 86%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역시 20대 43%, 30대 32%로 2030 관객이 전체의 75%의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시켰다. 

   
▲ 오는 31일 리마스터링 개봉하는 영화 '화양연화 특별판'.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이처럼 왕가위 감독 작품이 세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배경에는 그의 독보적인 미학이 지닌 현재성이 자리한다. 1990년대~2000대 초 개봉 당시 왕가위 감독의 미학적 실험은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독과 낭만을 그만의 미학적 시선으로 포착하며 영화적 혁신으로 평가받았다. 

오늘날의 2030 세대는 이 감정선을 계승하는 동시에 감독 특유의 영상 스타일을 하나의 코드로 분리해 새롭게 전유한다. 슬로우 모션, 네온 조명, 클로즈업 구도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확산되며 2030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시각적 언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The New Yorker는 “왕가위 작품의 고유한 미학은 여전히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독보적 스타일로 전유되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이는 그의 영화가 단순한 고전을 넘어, 숏폼 콘텐츠가 중심이 된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사례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런던 프린스 찰스 극장에서 '화양연화'를 2020년 8월부터 2022년 2월까지 75주 연속 상영을 하며, 런던 웨스트엔드 현대 영화 역사상 최장 연속 상영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씨네21 역시 “25년이 지난 지금도 Z세대 관객이 경험한 적 없는 노스탤지어를 끊임없이 환기하며 생명력을 이어간다”고 평가했다. 태어나기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감성이 오히려 신선한 정서적 울림으로 다가온다는 분석이다. 

리마스터링 재개봉을 통해 확인된 2030 세대의 왕가위 열풍은 '화양연화 특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1, 2차 프리미어 상영회가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2030 관객층의 높은 관심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화양연화 특별판'은 25년 동안 숨겨두었던 미공개 에피소드가 포함된 역사상 가장 긴 버전으로 오직 극장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그린 로맨스 영화로 3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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