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도시정비 '쌍두마차'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내년 서울 핵심 정비사업 시공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각각 여의도와 압구정을 주 공략지로 삼고 일대 재건축 사업지를 정조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타운' 조성을 노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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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내년 여의도, 압구정 일대 수주전에 각각 뛰어들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압구정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2구역을 수주하면서 이른바 '압구정 대전'의 주도권을 쥔 만큼 이를 기반으로 3·4·5구역 등 후속 사업지 수주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은 총 6개 구역으로 구성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비만 약 14조 원에 달한다. 단일 권역에서의 수주 성과만으로도 실적은 물론 주택 브랜드 인지도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또 향후 한강벨트 수주전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정통성을 계승하겠다'는 전략 아래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드러내 왔다. 자사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 압구정 일대를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타운으로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6개 구역 가운데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포함된 2·3·4구역은 브랜드 상징성이 특히 높은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9월 압구정 재건축 구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척되고 있는 2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당시 1431명 중 1286명이 찬성표를 던져 90%의 압도적 찬성률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2구역에 이어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강벨트' 핵심 입지 중 하나인 4구역이다. 현대8차와 한양3·4·6차(1341가구)를 재건축해 9개 동, 1722가구, 최고 69층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4구역 조합은 내년 1월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현장설명회를 거쳐 4~5월께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5구역 역시 늦어도 내년 6월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대교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계기로 여의도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고, 인근 재건축 사업지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적용으로 인허가 절차가 단축되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진 점도 삼성물산의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광장아파트는 최근 여의도 일대 12개 재건축 단지 가운데 여덟 번째로 정비계획을 통과했고, 광장(38-1)·삼익·은하아파트 등도 정비계획 결정을 위한 심의를 앞두고 있다. 삼부아파트 역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받으며 사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차기 타깃으로는 '여의도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시범아파트가 가장 유력시된다. 시범아파는 지난달 서울시의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400%, 최고 59층, 총 249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은 2026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삼부아파트 수주를 겨냥한 물밑 작업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재건축 조합 설립 전 단계이지만, OS요원(홍보요원) 파견과 현수막 설치 등 사전 홍보에 착수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와 압구정은 서울 도시정비사업을 상징하는 대표 지역"이라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일대 정비사업을 수주해 각각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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