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관련 마케팅에 제동을 걸면서 과당경쟁이 사라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당국의 조치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환율 불안의 책임을 서학개미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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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관련 마케팅에 제동을 걸면서 과당경쟁이 사라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중단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앞서 진행한 현장점검에서 증권업계 전반에 해외투자 고객 유치와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도한 이벤트 경쟁이 벌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점검 결과 올해 1~11월 주요 증권사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조9505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6.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8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 중 절반(49.3%)이 손실계좌였다.
금감원은 "증권업계에 만연해 있는 해외 투자 중심의 영업 행태를 신속히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개선 과제를 즉시 추진한다"고 했다.
개선과제는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 및 광고 등 중단 △각 증권사별로 HTS·MTS, 팝업 등 통해 해외투자 시 발생 가능한 리스크 등에 대한 투자자 안내 강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시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광고, KPI 등이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자제 △과당매매 유발 소지가 있는 거래금액 비례 이벤트는 원천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추진 등이다.
금감원의 강도 높은 대응에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를 즉시 종료했다.
먼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등은 해외주식 거래를 처음 시작한 고객에게 ‘투자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던 현금성 혜택을 중단했다.
토스증권도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면 수수료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타 증권사 계좌에서 보유한 해외주식을 옮겨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하면 현금 보상을 지급하는 ‘해외주식 입고 이벤트’를 종료했다. 당초 해당 이벤트의 경우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말,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3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미래에셋증권도 각종 해외주식 이벤트를 막고 “금융시장 여건과 투자자 보호를 고려해 해외투자와 관련한 프로모션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이다. 당국의 이 같은 정책이 진정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자자 보호 차원이 맞냐”, “갑작스러운 이벤트 종료가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가 해외주식 매수를 통한 달러 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환율 불안 책임을 개인에게 돌린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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