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사업 경영능력 인정…신사업강화 등 내실다지기 기대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연말 주요 대기업 인사가 한창인 가운데 오너 3~4세들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에서 각 기업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면서, 이들 오너가 일원에게 신성장사업 발굴 및 강화를 통한 내실다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오너가 3~4세가 승진한 대기업은 현대중공업, 두산, GS, 신세계, 한화 등으로, 이들은 기업의 신규사업이나 전략기획부문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
|
▲ 최근 주요 대기업의 창립주 손자·손녀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에 '오너 3∼4세' 시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그룹 서초 사옥. / 연합뉴스 |
7일 재계에 따르면 먼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총괄부문장은 지난달 27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정 신임 전무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정 부문장이 사우디 아람코, 인도와의 협력 사업을 책임지고 수행 할뿐만 아니라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한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까지 겸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30일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을 ㈜두산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두산그룹 창업자 박승직 씨의 증손자이자 박두병 초대 회장의 손자다.
지난달 서울시내 면세점 운영권(특허)을 따낸 두산은 동대문 두타(두산타워)에 면세점을 지어 내년 중 영업에 들어간다. 그룹이 새로 진출한 면세점 사업을 30대인 오너가의 4세에게 맡긴 것이다.
지난 1일 발표된 GS그룹 인사는 2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4세들이 전면에 포진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이 이번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업지원실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갔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셜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부장은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 사업부문장을 맡아 상무가 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일 이명희 회장의 딸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996년에 상무로 ㈜조선호텔에 입사해 2009년 ㈜신세계 부사장 자리에 오른 정 사장은 6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뿌리로 치자면 신세계에서도 오너 3세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 남매가 경영 전면에 부상한 셈이다.
정 남매의 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지난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장경색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아 그룹을 지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올해 7월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다른 여동생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역시 지난 1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패션부문장(사장)을 맡아 삼성의 패션 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 부상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은 지난 6일 발표된 정기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를 탄생시킨 이후 구조조정과 생산효율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태양광 업계 단일계약 최대 규모인 미국 넥스트에라(NextEra)와의 공급계약을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사업수주를 이뤄냈다. 한화큐셀이 3분기 매출 4억2720만달러, 순이익 5240만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화그룹은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4세들의 경영참여에는 경영수업이란 말이 언제나 따라붙기 마련”이라면서 “회사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직책이 부여되는 만큼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하는지 등 이들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된 주요 대기업 인사는 현대차, SK, 롯데 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