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반도체 현장경영…차세대 기술력 강조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자율주행 기술 점검…개술 개발 의지
최태원·구광모 회장도 내년 경영 전략 집적 챙겨
내년 위기 대응 위한 행보…미래 전략 사업까지 확인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은 그룹 내 핵심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는 경영 환경이 불안한 만큼 직접 미래 전략을 챙기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2일 기흥과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기술 경쟁력을 점검했다. 특히 반도체 연구개발 단지인 NRD-K를 방문해 차세대 기술개발 현황을 살폈으며, 화성에서는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확인했다. 

또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사장 등 반도체 사업 주요 경영진과 회담을 갖고,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의 이번 반도체 현장 방문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격려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내년 반도체 사업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행 계획을 점검하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주 미국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 만난 뒤 나온 행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AI 산업의 최신 동향을 직접 확인한 만큼 삼성의 차세대 기술 전략에도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의 전략 수립 행보는 내년 초까지 계속된다. 그는 내년 초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첫 만찬을 갖고, 신년 사업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일 판교에 위치한 포티투닷과 현대차 첨단차플랫폼본부를 찾아 자율주행 기술을 살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아이오닉6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탑승해 주행 성능도 확인했다. 그는 시승을 마친 뒤 자율주행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에 포티투닷을 방문한 이유는 최근 완성차 업계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이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만큼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역시 2027년부터는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방문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시대 주도권 확보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내년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최고경영진 60여 명과 함께 CEO 세미나를 열고, 메모리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기반으로 AI 시대에 선제 대응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회장은 당분간 외부 일정 소화보다는 내부 논의에 집중한 채 경영진과 함께 구체적인 내년 경영 전략과 투자 방향 등에 대해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경영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 AI·바이오·클린테크 등 신성장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과 AI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구성원들에게는 혁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 CEO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SK 제공


◆위기 극복과 성장 전략 동시에…직원들도 호응

이처럼 그룹 총수들이 현장경영에 나서고, 그룹의 경영 전략을 직접 챙긴 배경에는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 대응과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부담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2%가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AI 시대로의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재계 총수들은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기고, 미래 전략과 투자 방향을 점검하며 위기 대응과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계 총수가 직접 나서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위기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가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은 물론 사업의 중요성까지 체감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며 “총수들의 직접 챙기는 행보가 내년 국내 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