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올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이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결의에 앞서 오전에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발행 가능한 주식의 총수(수권주식수)를 기존 6천만 주에서 3억 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의 안이 가결됐다.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발행 주식수는 1억5600만 주, 예정발행가는 발행가 산정 기준과 할인율 15%를 적용해 7700원으로 결정됐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구주주에게 배정되는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3.3751657주로 20%까지 초과청약이 가능하다. 구주주 청약은 내년 2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원에는 총 신주발행 주식수의 20%가 우선 배정되며 내년 2월11일 청약한다.

일반공모 청약은 같은 달 15∼16일에 걸쳐 진행되며 신주상장예정일은 내년 3월 2일이다.

이번 삼성엔지니어링 증자에는 삼성그룹내 주주사들도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1대 주주인 삼성SDI(지분 13.1%)는 지난 10월 말 실적간담회에서 "1대 주주인 만큼 삼성엔지니어링 증자 참여가 바람직하다"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2대 주주인 삼성물산(7.81%) 역시 최근 회사채 발행 시 증권신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진행할 유상증자 배정주식에 대해 현재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최대 3천억원 한도 내에서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는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지만 대규모 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가 겪게 될 어려움과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3천억 원을 한도로 일반 공모에 청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는 "일반 공모에는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하며 투자 차익이나 지분 확보 목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장부가 3500억원 상당의 사옥을 매각해 부채 상환에 나설 예정이다.

또 전 직원 무급순환휴직과 임원 급여 반납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사적으로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가스, 에틸렌, 비료 등 핵심 상품에 집중하고 신성장동력으로 LNG 액화분야, 북미시장, 개보수 사업 등 고부가 미래 유망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현안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완료 단계에 있고 신규 수주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그룹 미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분야 공정설계 부문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