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부동의 1위' vs '다크호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가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술력과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주목된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가 발간한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제조기업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LG화학이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네비건트리서치는 8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를 전략 및 실행력 등 2개 부문에 초점을 맞춰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비전 및 침투전략, 파트너, 생산전략, 기술, 마케팅, 판매망, 제품 신뢰성, 제품 포트폴리오, 가격 등 12개 분야에 걸쳐 평가를 진행했다.

   
 

네비건트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리더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전략과 실행 부문 모두 7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면서 "LG화학과 파나소닉, 삼성SDI가 이 분야의 리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화학은 (LG전자 등과 함께) 최근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배터리 셀과 인버터, 구동모터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한국과 미국 미시간, 중국, 유럽 공장에서 현지 제조업체에 다양한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을 공급하거나 할 예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실행은 85.5점으로 파나소닉에 뒤졌으나 전략 부문에서는 파나소닉보다 높은 89.5점을 받아 총점 87.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2013년 평가에서는 5위에 그쳤으나 올해 2계단 상승하며 톱3에 올랐다.

네비건트리서치는 "삼성SDI는 소비자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 선두주자로 2008년 독일 보쉬와 자동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팩 사업부문 인수 뒤로 배터리 팩 제조능력에 깊이가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삼성SDI는 포르셰, BMW, 아우디, 피아트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셀에서 배터리 팩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는 내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대비해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 공략과 배터리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업계는 전기차 판매를 좌우는 배터리 가격이 오는 2020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으로 전기차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중국 난징시에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했으며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한다. 이곳은 셀(Cell)부터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이 가능한 일괄생산체제로 구축된 것이 특징이다.

LG화학이 난징을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선택한 이유는 난징의 지리적 이점과 함께 난징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이 되고 있다.

난징은 중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그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중국 전역에 걸쳐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에게는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다.

LG화학은 이미 중국 로컬 업체를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들로부터 이미 연간 수십만대분 이상의 생산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LG화학은 ‘한국 오창-미국 홀랜드-중국 난징’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3톱 생산체제를 활용해,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가동되면 중국내 생산 물량만으로도 오는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최근 배터리 셀·모듈·팩과 LVS, 내외장재 등 특화제품을 앞세워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에 대한 선제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이 시장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 삼성SDI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선두 완성차 업체인 BMW와 빅딜을 성사시키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회사는 BMW의 전기차 i3와 i8은 물론 향후 개발된 하이브리드 모델에 단독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월 완공된 시안공장은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의 전 공정을 일괄생산해 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시안공장에 오는 2020년까지 총 6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매출 10억달러(1조530억원) 이상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삼성SDI 시안공장은 연간 4만여대가 넘는 전기차용 배터리 물량을 양산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먼저 제시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이곳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BMW와 함께 크라이슬러 등과 같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중이다. 지난해 6월엔 미국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콜라보를 공고히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