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 올해도 지속 전망
주요 석화업체, 스페셜티 전환 속도 내며 위기 극복
R&D 투자 늘리면서 고부가 제품 개발 집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도 스페셜티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범용 제품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페셜티가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올해 스페셜티 관련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도 스페셜티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은 석유화학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여수산업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공급 과잉에 시달릴 전망이다. 중국에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자급률을 높인 가운데 대규모 증설까지 예정돼 있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28년까지 중국에서의 에틸렌 증설 규모는 22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화, 스페셜티 확대 ‘정조준’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국 공급 과잉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범용 제품 위주 사업 구조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LG화학은 속도감 있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가전·의료용 ABS(고부가 합성수지), 반도체용 IPA(고순도 아이소프로필알코올), 초고중합 PVC(폴리염화비닐)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전지·가전·반도체·의료용 등에 맞는 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기술장벽 강화에 나선다. 

기존에는 지속가능 소재·배터리 소재·친환경 신약을 3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는데, 여기에 석유화학 고부가 전환까지 추가해 4대 성장 동력으로 확장하면서 스페셜티 강화 의지도 담았다. LG화학은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 2030년까지 스페셜티 관련 매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및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스페셜티 제품으로 꼽히는 기능성 컴파운드 일부 라인이 생산에 들어간다. 연간 5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며, 모빌리티·IT 등 주요 핵심 산업에 맞춤형 소재를 공급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향후에는 고부가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충하면서 스페셜티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춘 LG화학 CEO(최고경영자)와 이영준 롯데화학군 총괄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나란히 스페셜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동춘 CEO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이라며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적 과제의 성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영준 대표는 “기능성 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그린소재, 기능성 동박, 친환경 에너지 소재 등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스페셜티로 꼽히는 SSBR과 EPDM은 올해 1분기 중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만큼 고부가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SSBR은 전기차용 타이어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올해 1분기 중 연간 3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며, 기능성 특수합성고무인 EPDM도 연간 생산능력 7만 톤이 늘어나게 된다. 

◆수익 창출 악화에도 R&D 투자는 확대 예상

"불황일 때 투자하라"는 말이 있듯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 산업 합산 연간설비 투자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스페셜티 전환을 위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수익 창출 능력이 악화된 상황이지만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 제품과 차별화 기술 개발에 투자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R&D는 스페셜티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중국과 차별화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내 공통된 의견이다.

기업들이 정부에 올린 구조조정안의 대상은 대부분 나프타분해설비(NCC) 위주의 업스트림 업체들이었다. 과거 큰 수익을 냈던 분야지만 중국의 완전한 자급자족 전환으로 사실상 수요가 없어진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NCC를 버리고 스페셜티 도입에 나선 이유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설비 투자 등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R&D 투자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이 석유화학업계의 생존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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