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통신 시장 전반에 혼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하루 최대 2만 명이 넘는 이탈 고객이 발생하는 등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하자 전산 장애가 발생했으며, 경쟁사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국이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후폭풍 속에서 차기 KT 대표로 내정된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은 임기 시작 전부터 신뢰 회복 등의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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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위약금 면제 첫날, 1만명 대거 이탈./사진=연합뉴스 제공 |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이후 전날까지 KT를 이탈한 고객은 10만7499명으로 나타났다. KT 해지 고객 중 73.2%는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가운데 SK텔레콤(SKT)로 이동했으며,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를 포함해도 SKT를 선택한 비중은 64%에 달했다.
전날 하루 동안 발생한 KT 이탈 고객은 2만84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중 SKT로는 1만7106명이, LG유플러스로는 7325명이, 알뜰폰으로는 4013건이 이동했다.
◆ 늘어난 번호이동 수요에 전산 장애까지… 시장 혼란↑
급증한 번호이동 수요에 이동통신 개통 과정에선 전산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KT에서 SKT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시도하는 고객의 개통 작업 과정에서 시스템 장애가 나타나면서 고객 불편이 더욱 커진 것이다.
SKT의 경우 KT에서 유입되는 번호이동 건 가운데 약 23%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KT로 유입되는 번호이동 역시 전산 서버 응답 지연이 발생했다.
일부 통신사는 반복되는 개통 오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관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사전동의 절차를 한시적으로 생략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위약금 면제 조치에 따른 번호이동 수요가 당분간 계속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산 처리 용량 확대와 안정화 대책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통 장애가 장기화될 경우 시장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하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 불편과 시장 혼란을 잠재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방미통위, 과열 경쟁 점검 착수… "공포 마케팅 등 단속"
또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이동통신 시장 내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이날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KT 고객의 이탈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쟁사들 간의 지원금 경쟁을 넘어 해킹 사고를 직접 거론하는 마케팅 등이 확산하면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SKT 유심 해킹 사고 발생 당시 벌어졌던 이른바 '공포 마케팅'이 불과 6개월여 만에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미통위는 현재 이동통신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이동통신 3사 관계자를 불러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허위·과장 광고와 비방성 마케팅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KT는 전날 방미통위에 SKT 일부 유통망에서 해킹 불안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실태 조사를 요청했다. 다만 공식 신고서 제출이 아닌 구두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공포 마케팅 등을 통한 허위·과장 광고로 이용자를 속여 피해를 입히지 않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 박윤영 내정자, KT 신뢰 회복 관건… 조기 등판 필요 목소리↑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차기 KT 대표로 내정된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이 임기 시작 전부터 녹록지 않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고객 이탈과 시장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신사업 구상이나 중장기 전략보다도 당분간은 사고 수습과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해킹 사태 이후 불거진 보안 체계에 대한 불신도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박 내정자가 고객 신뢰를 방점에 둔 명확한 메시지나 실행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혼란이 장기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박 내정자의 조기 등판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사실상 경영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해킹 사태와 고객 이탈에 대한 책임 있는 수습을 위해 박 내정자가 이른 시점부터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KT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해킹 사태 수습과 신뢰 회복일 것"이라며 "박 내정자가 조기에 리더십을 드러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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