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은행과 저축은행 간 예금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며 저축은행들이 수신 경쟁력을 잃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일부 상품 예금금리가 저축은행 평균금리를 넘기며 저축은행의 수신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향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코스피 고공행진으로 증시에 돈이 몰리면서 저축은행 수신잔액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9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30%)와 비교하면 3.33%에서 0.38%포인트(p) 떨어진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의 경우 다수의 상품이 3% 이상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금융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대부분 2.9% 이상으로 저축은행 평균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돌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우대금리 포함 최대 3.00%를 제공한다. 제주은행과 전북은행, Sh수협은행은 3.10%를 주는 상품이 있다. SC제일은행과 BNK경남은행은 최고 3.15%까지 적용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봐도 카카오뱅크는 2.95%, 케이뱅크는 2.96% 수준이다.

은행권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결돼 현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다 자금이 증시로 이탈하자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05조165억원에서 10월말 103조5094억원으로 4분기 들어 한 달간 1조5071억원 줄었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이어지던 저축은행 수신 증가세가 6개월 만에 멈춘 것이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예금금리를 미리 올렸으나 이후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리면서 수신 잔액도 감소했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하는데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시중은행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예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에 따른 건전성 강화 등으로 대출 영업을 위한 자금 마련 유인이 낮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수신금리를 올려 조달비용을 늘리면서 자금을 유치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예·적금을 통한 수신 조달 의존도가 높은 업권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면 곧바로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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