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업계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원전·신재생·플랜트·AI·데이터센터 등 새롭게 파고드는 분야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미디어펜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SK에코플랜트 등 그동안 사업 다각화 행보가 뚜렷하게 보인 6개 건설사를 선정, 그동안의 체질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조망해 본다.[편집자주]
▲[건설 新 먹거리 지도①]삼성물산, 에너지로 미래를 내다보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국내외에서 분주히 움직였다. 국내에서는 도시정비사업을 적극 확보, 총 9조2300억 원에 달하는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전년 대비 154%나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외에서도 수주 확대는 이어졌다. 지난해 69억6676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따냈는데 이는 전년(49억645만 달러) 대 42% 늘어난 수치다. 덕분에 삼성물산은 민간기업 중 해외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단순히 외형 확대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과 손을 맞잡으며 향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원전과 SMR 등 에너지 부문에서의 행보가 눈에 띈다.
| |
 |
|
| ▲ 삼성물산이 수행중인 카타르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조감도./사진=삼성물산 |
◆건설업계 거인 삼성물산, '에너지' 분야 발걸음 성큼성큼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해 계약한 해외 프로젝트는 11건에 달한다. 이 중에서 8월 카타르 최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1조4600억 원), 11월 카타르 LNG 액화플랜트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1조9099억 운), 12월 호주 마리너스링크 HVDC(고압직류 송전설비) 프로젝트(4700억 ) 등 굵직한 에너지 관련 수주가 눈에 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성과는 그동안 노력했던 에너지 부문 확대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2021년 오세철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삼성물산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자 노력했다.
새로운 먹거리 중 중심으로 떠오른 분야가 에너지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탈석탄 선언을 하면서 관련 투자나 트레이딩은 물론 시공도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에너지 사업 강화에 나섰다. 에너지 사업은 시장 전망성이 뛰어난데다 단순 시설 건설 뿐만 아니라 설비 운영을 통해 수익을 벌 수 있으며 다른 사업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사업 스케일도 크다. 특히 전세계 각국은 효율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 |
 |
|
| ▲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지난해 9월 사드 알 카비 카타르에너지 CEO와 함께 카타르 듀칸 태양광 발전 서명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
특히 삼성물산은 신재생 에너지, 그중에서도 태양광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태양광 사업에 첫발을 내딛은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 카타르 메사이드와 라스라판에 각각 417㎿(메가와트)급과 458㎿급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해 주목받았다. 총 10㎢로 축구장 1400개 크기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카타르 최대 태양광 발전 사업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총 발전용량 2000㎿ 규모로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9배에 달하는 27㎢ 면적에 274만 장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공사다.
또한 수소 사업과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사업도 확대 중이다. 수소의 경우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소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3년 11월 김천시,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경북 김천시에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 4월에 한국남부발전과 강원도 삼척종합발전부지에 수소화합물을 저장·하역·송출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 공사 계약을 맺었다. 해외에서도 수소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난 2024년 8월 호주 기업 라이온 에너지 DGA 에너지솔루션스호주와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세계 최대 그린수소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오만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 그린수소·암모니아 독점 사업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글로벌 무대에서 신재생에너지 EPC 전문기업으로의 위용을 구축 중이다.
| |
 |
|
| ▲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한 원전 전경./사진=삼성물산 |
◆삼성물산, 대형원전·SMR 확대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우뚝
에너지 중에서 빠질 수 없는 부문이 바로 원전이다. 현재 전세계 원전시장은 나날이 확대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글로벌 원전시장 규모는 165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지금껏 원전 투자를 줄이고 있던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로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하자 다시 원전 건설을 독려 중이다.
삼성물산은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울진 원전 5·6호기와 신월성 원전 1, ·2호기,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다. 또한 한국형 원전의 최초 해외 수출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1~4호기와 새울 원전 3, 4호기(구 신고리원전 5·6호기)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 제거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연계 사업인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개선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루마니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또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에도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단순 투자 수준을 넘어 사업 실행에서도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SMR은 77~300㎿급 소형 원전이다.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데 건설비가 1~3조 원 수준이고 공사 기간도 2~3년 내외다. 덕분에 대형 원전 대비 부담이 적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미국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 파워 등과 손을 잡고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 파워에 7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현재 뉴스케일 등과 함께 루마니아 SMR 사업의 기본설계(FEED)를 수행 중이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평가다.
| |
 |
|
| ▲ 삼성물산이 유럽 내에서 협업 중인 SMR 사업./사진=삼성물산 |
최근에는 폴란드도 공략 중이다. 지난해 12월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신토스그린에너지(SGE)와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GE는 'BWRX-300' 모델을 활용 2030년대 초반까지 폴란드 최초 SMR 발전소를 포함해 최대 24기의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스웨덴, 에스토니아 등 중·동부 유럽 전반으로 SMR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유럽 내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SMR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글로벌 원전 플레이어로서의 중량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