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효과 미미·C2C 수익성 한계…‘많이’보다 ‘오래’로 바뀐 경쟁 공식
3사 모두 계약 기반 전략 강화…이커머스·항공·생활물류에 방점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택배업계의 경쟁 축이 물량 확대에서 장기 계약 유지·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쿠팡 사태 이후 외부 물량 유입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 풀린 물량은 제한적인 데다, 개인 간 거래(C2C) 택배 확대 역시 낮은 배송 단가로 수익성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택배사들은 이커머스·브랜드사, 항공물류 등 계약 기반 물량을 중심으로 실적 구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배송차량./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3사는 최근 공통적으로 신규 물량 확대 와 더불어 기존 계약의 안정적 유지와 계약 범위 확장에 전략의 무게를 두고 있다. 

물량이 늘어도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예측 가능한 계약 물량이 실적과 운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는 판단이다.

실제 최근 업계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물량 이동을 기대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쿠팡의 전월 대비 월간 활성 이용자(MAU)의 감소 폭은 아직 '탈쿠팡'을 진단하기엔 미미한 숫자로 분석됐으며, 오히려 쿠팡의 커머스 매출은 작년 12%의 성장과 더불어 올해도 10%대의 성장이 전망됐다.

이처럼 쿠팡의 고객 이탈로 인한 물류 이동이 제한적인 탓에, 기존 택배사들 역시 유의미한 외부 물량 유입 효과를 체감하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쿠팡 사태가 택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라기보다는, 계약 물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대형 플랫폼 및 브랜드사와의 계약 관계를 중심으로 택배 사업의 중심축을 유지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배송을 담당하며 확보한 계약 물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브랜드사 전용 물류와 계약물류(C&L)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O-NE)’ 역시 개인 택배 확대보다는 대형 거래선의 배송 품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단기 물량 변동보다는 장기 계약을 통한 안정적 물량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사업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의 경우 항공물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운 계약 전략을 택했다. 인천공항 허브를 기반으로 한 항공 화물 역량을 활용해 아마존 글로벌셀링,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과 연계된 국제·역직구 물량을 중심으로 계약 기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 국내 택배 물량 경쟁보다는 항공·국제 물류와 결합한 종합 계약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이 택배 단일 경쟁에서 벗어나 계약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계약 물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CU 편의점 택배 물량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이마트24 택배 물량도 담당하며 편의점 택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이는 편의점이라는 고정 접점을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물량을 계약 구조 안으로 묶어두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편의점 택배를 단순 개인 발송 채널이 아니라 장기 계약 기반의 생활 물류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최근 국내 택배사들이 확장하는 C2C 택배 역시 실적의 보조 축에 가깝다. 중고거래 확산으로 개인 간 발송은 늘고 있지만, 배송 단가가 낮고 라스트마일 비용 비중이 높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다. 

실제 최근 배송 운영 관리 플랫폼 SmartRoutes에 따르면 2018년 총 운송의 41%를 차지했던 비용이 2024년에는 53%에 달하는 등 라스트 마일이 물류 체인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운영적으로 복잡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배송 비용의 약 절반이 최종 배송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개인 간 소규모 배송이 구조적으로 이익 폭을 줄이는 요인임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택배사들은 C2C를 성장 가능성으로는 보되, 실질적인 수익원은 계약 물량에서 찾는다는 공통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가 더 많은 물량을 가져오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거래선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 역시 중요하다”며 “계약 물량의 질과 지속성의 경우 실적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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