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바이오시밀러시장이 폭발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대표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패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이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새 지침을 마련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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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8년 1039억 달러(약 103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2025년 580억 달러 수준에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커지는 수치이며 연평균으로는 25%가 넘는 성장세가 전망된다. 특히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의약품의 수가 많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도 이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FDA의 정책 변화도 맞물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FDA는 2025년 말 바이오시밀러 허가와 관련해 비교 임상 효능시험을 상당 부분 생략하고 세포 실험 등 비임상 자료로도 약효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줄일 수 있어 개발 비용이 최대 9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가격 59% 인하를 공언하며 고가 오리지널 약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점도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선두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2038년까지 41개로 늘리겠다는 장기 청사진을 내놨다. 자가면역·항암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골질환·안질환 등으로 넓혀 40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의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점유율 60% 안팎, 미국에서 20%대 중후반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파이프라인을 20개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엔브렐·휴미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키트루다·엔허투·듀피젠트·솔리리스 등 특허 만료가 다가오는 블록버스터 항암·희귀질환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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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가 2026 JPM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
양사의 전략 공통점은 물량 공세와 함께 미국 생산거점·판매망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인수해 원료의약품(DS)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13만2000ℓ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완제의약품(DP) 생산과 R&D(연구개발) 역량을 더해 미국 내 ‘엔드투엔드’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대형 보험사·약국체인과 연계된 처방약급여관리(PBM) 채널을 확보해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 초기부터 주요 보험 리스트에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양사는 바이오시밀러에서 확보한 현금을 신약과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재투자하는 2단계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CT-P70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고 2030년대 상업화를 목표로 ADC·다중항체·비만치료제 등 1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ADC 신약 SBE303의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신약 플랫폼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펩타이드 기반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FDA 규제 완화와 미국 약가 인하 기조, 특허 만료 블록버스터 증가가 한꺼번에 겹치는 2026~2030년이 국내 바이오시밀러에겐 한 번 올까 말까 한 승부처”라며 “지금 포트폴리오와 미국 생산·판매망을 얼마나 빨리 확대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이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할지 아니면 단순한 저가 복제약 공급자에 머물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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