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1대 5000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반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산학계를 중심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정밀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지도·플랫폼·모빌리티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공정 경쟁 여건을 둘러싼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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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밀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지도·플랫폼·모빌리티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가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배소현 기자 |
대한공간정보학회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2026 대한공간정보학회 산학협력 포럼’을 열고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정진도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산업 전반에 누적적이고 비가역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정한 경쟁 여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국내 산업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도 데이터가 특정 산업의 원재료를 넘어 AI(인공지능), 모빌리티, 디지털트윈, 스마트시티, 플랫폼 서비스 등 첨단 산업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는 국내 산업 경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정책 결정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 교수는 고정밀 지도 반출이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돼 한국 경제 전반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플랫폼 의존이 심화될 경우 국내 산업은 위축되고, 로열티 등 부가가치는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체 가능한 선택지가 사라질수록 그 피해는 비가역적으로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부담은 결국 중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연산 가능 일반 균형(CGE) 모델을 활용해 고정밀 지도 반출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반출이 허용될 경우 △공간지도 △디지털 플랫폼 △모빌리티 △물류 △관광 △유통·소매 △건설 등 8개 산업 분야에서 향후 10년간 약 150조~197조 원 규모의 비용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유인과 수익 기반이 약화되고, 신생 기업의 시장 진입과 생존 가능성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혁신 역량과 시장 진입 역량의 동반 약화는 경쟁 구조를 지속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며 “공정 경쟁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에 앞서 △상호운용성 강화 △플랫폼 공정 경쟁 제도화 △R&D 및 표준 선점을 통한 국내 대체 옵션 강화 △시장 구조 개선 △위험 기반 거버넌스 구축 등 종합적인 대응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 교수는 “전환 가능한 구조와 공정한 경쟁 규칙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고정밀 지도 반출로 인한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손실로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오는 5일까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요청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지난해 2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정부에 반출을 요청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점과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이전될 경우 안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해왔다.
다만 최근 미국 측이 이를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정부 내에서는 조건부 허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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