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표제 정족수 16명 차 턱걸이 통과...정청래 "축구 1:0 승리도 승리"
이언주 "당원 숙의 없이 강행...합당은 조국 대표 대권 숙주 우려 '봇물'"
황명선·강득구 "합당은 분열의 단초...공천 혼선 막으려면 지선 후 재논의"
재선 모임 '더민재' 긴급 간담회..."지도부 표현 자제, 의원총회 개최 제안"
정청래 "합당 여부 전당원 여론조사 검토...공천 프로세스는 차질 없이 진행"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동일하게 맞추는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제도적 '당원 주권'을 확립했지만,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싼 당내 내홍은 오히려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일 제5차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 재적 과반 찬성으로 1인 1표제 도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수치를 뜯어보면 지도부의 고민이 깊다. 재적 590명 중 찬성 312표(52.88%)로 의결정족수를 16명 차로 간신히 넘겼다. 특히 반대표는 지난해 1차 투표(102표) 때보다 약 2배 늘어난 203표(39.42%)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당대표는 가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축구 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기나 3대 0으로 이기나 승리는 승리"라며 "디테일보다는 시행에 큰 의미를 두고 찬성률에 크게 마음 아파하지 않겠다"고 담담한 기색을 내비쳤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2.4./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도부 내 시각은 냉랭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적 대비 52.88%로 통과된 의미를 지도부가 겸허히 곱씹어야 한다"며 "숙의 과정 없이 제도를 강행할 경우 당원들이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국민의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는 강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합당 논의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보다 차기 대권 주자들의 '알박기'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이 위원은 "민주당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수단으로 보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며 "특정인의 대권 놀이에 우리 당이 숙주로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지금은 이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주자를 밀어줄 때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합당 논의를 멈추는 대표님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합당은 지방선거 승리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오히려 당내 갈등과 분열의 단초가 됐다"고 개탄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6.2.4./사진=연합뉴스


강득구 최고위원도 "지금은 합당이 아니라 민생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공천 룰 혼선 등 피해는 현장으로 갈 것"이라며 "지선에서 압승한 후 다시 합당을 진행할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성윤 최고위원은 "지선 승리를 위해 뭉쳐보자는데 안 된다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통합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다. 당원은 당의 주인인 만큼 민주적 토론의 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켜본 당내 강성 친명(친이재명) 성향 조직의 반발도 거셌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 대표는 진퇴를 걸고 당내 분열을 수습하고 합당 제안을 철회하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던진 합당 제안으로 지도부는 물론 당원들까지 극심한 분열에 빠졌다"며 "유튜브 생중계 게시판에 적대적 언어가 난무하는 상황은 민주당이 얼마나 위험한 갈림길에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참담함을 표했다.

   
▲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인 '더민재' 강준현 의원 등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합당 추진 등 당내 현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26.2.4./사진=연합뉴스


지도부 내 논란이 확대되자 의원들도 잇달아 수습에 나섰다. 지난 2일 초선 모임 '더민초'가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재선 모임 '더민재'가 이날 긴급 간담회를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내에서도 과한 표현은 자제하고 지혜로운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당내 논의 기구를 하나 만들거나 의원총회를 열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내홍이 깊어지자 정 대표는 "합당 여부와 관계없이 공천 프로세스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논의에서 당원이 빠져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전당원 투표 결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 방안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인 1표제라는 숙원 사업을 해결한 민주당이 '합당'이라는 더 큰 뇌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지선을 앞둔 정청래 리더십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 도중 정청래 대표의 자리에 앉아 있다. 2026.2.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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