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휴민트' 간담회서 폴폴 피어난 따뜻한 교감의 이야기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박정민 "신세경이어서 천만다행이예요. 너무 감사해요.", 신세경 "박정민이라고 해서 더더욱 설렜고 즐거웠어요."

언뜻 묘하고 따사롭게 오가는 대화들, 아직 봄은 멀었는데 봄처럼 상큼하고 향기로운 분위기. 거친 액션과 숨 막히는 서스펜스가 깊게 깔린 영화 '휴민트'가 의외로 묘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박정민과 신세경이 그 향기로움의 발원지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휴민트'의 기자간담회는 편안함과 신선함,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과 그런 기대가 영화관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 극중 사랑하는 연인이기도 한 박정민과 신세경이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제공


치밀한 첩보전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가 대중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지만,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분위기는 영화가 지니고 있는 격함과 어두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영화 속에서 연인 역할을 맡은 박정민과 신세경은 그런 서로의 관계를 의식한 듯 더욱 포근한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정민이 맡은 역은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 박건은 일할 땐 유능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이지만 마음에 품은 연인 채선화(신세경)를 위해서는 모든 걸 내던지는 부드러운 인물로 묘사됐다.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인간 박정민으로서 할 수 없는 선택과 결정을 박건으로서는 할 수 있지 않나"라며 "오로지 한 사람(채선화)을 위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민은 "박건이라는 인물이 영화에서 갖는 목적성은 초반부터 오로지 선화라고 생각했다"며 "선화를 연기한 배우가 신세경이었고, 그래서 촬영하면서 선화라는 인물을 마음에 두고 어떻게 직진할지 계속 신경을 썼다"고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정민은 "정말 고마웠던 건 신세경이 이 현장에서 처음 만난 배우인데도 우리에게 마음을 일찍 열어줬다는 점"이라며 "편하게 대할 수 있었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자주 나눌 수 있었다.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현장에서 서로에게 집중해서 연기하는 것 말고는 (멜로에 대해) 특별히 방법적인 게 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거친 첩보 액션 연기 속에서 이전과 사뭇 다른 연기를 펼친 조인성과 박해준. 그리고 이 시간이 어느 때보다 떨렸다고 말하는 류승완 감독. /사진=NEW 제공

신세경도 박정민의 이야기를 받았다. 박건의 애인 채선화 역의 신세경은 "이번 작품 속 연기는 그간 해온 멜로 작품과 굉장히 다른 결이어서 기대가 됐다"며 "현장에서 모니터로 보는 박건의 모습이 진심으로 너무 멋있었다. 여성 관객의 한 사람의 입장으로 봐도 '여심을 휘어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박정민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신세경은 살짝 선을 그었다. 그는 "저와 박건의 감정선도 중요하지만, 영화 전체에 잘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루는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쁘게 잘 봐주셨다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민국 국정원 요원 조 과장 역의 조인성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실제로 국정원에 가서 사격훈련을 하고 기초교육을 받았다"며 "한 손으로 총을 쏠 때의 모습이나, 이동하면서 총을 쏘는 법 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류승완 감독과의 작품에 대해서 조인성은 "감독님과는 서로 너무 신뢰하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며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같이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작년 이맘때 라트비아에서 촬영하며 하루빨리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스스로의 기대감을 표시했다.

   
▲ 영화 '휴민트'의 네 주인공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정과 몸짓으로 보여준다. /사진=NEW 제공

주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 역의 박해준은 지난 해 국내외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했던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보였줬던 양관식과 비교해 "얼굴을 바꿔 끼우지는 못하지만 내가 조금 그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많은 배우인 거 같다. 이번에도 하게 됐다"며 전혀 다른 연기를 설명했다.

박해준은 "그전에도 내가 했던 악당들이 몇 개 있다. 그때 (이번과 같은) 이런 얄미움은 없었던 것 같다. 얄밉게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상대방의 심리를 건드려보는 즐거움이 촬영할 때 있었다. 꼼짝달싹 못하게 하는 모습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2013년 '베를린'과 2021년 '모가디슈'에 이어 해외 시리즈 3편인 '휴민트'의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 감독은 "제가 영화 만드는 일을 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해 왔는데, 오늘만큼 많이 떨리는 날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특별한 심정을 토로했다.  

'휴민트'보다는 일주일 전 먼저 개봉한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 그리고 같은 날 개봉하는 김태용 감독의 '넘버원'에 대해서도 "장항준 감독, 김태용 감독이나 출연 배우들과 모두 친하다"며 "연휴가 긴 만큼 국내 관객 분들이 한국 영화들을 모두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한편, 영화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로 설 연휴를 앞둔 오는 11일(수)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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