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는 절차에 착수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대미 수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정부가 관세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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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복원하기 위한 관보 게재 절차에 돌입하면서 산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AFP) |
5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복원하기 위한 관보 게재 절차에 돌입했다. 관보 게재는 관세 인상과 관련한 행정적 절차로 사실상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부과 대상 등이 공식적으로 확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후 이를 공식화하기 위한 행정적 움직임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관보 게재를 공식화하기 위한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급하게 미국으로 보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났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지만 관세 인하 조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미 수출 감소 불가피
국내 산업계는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라며, 대미 수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본과 유럽이 15%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관세만 25%로 올라간다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인도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인하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불리한 입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자동차의 경우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이미 25% 관세 영향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부담한 관세 비용은 총 7조2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11월에 이르러서야 관세 15%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다시 25%로 관세가 인상되면 수익성 악화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관세가 다시 인상되면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영향 금액이 약 4조~5조 원 수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외 다른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량 감소와 현지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까지 시간 벌어야”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미국 측과 접촉을 이어나가면서 우리나라의 법안 통과와 미국 투자를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세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번 관세 인상 배경으로 우리나라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이 거론되는 만큼 법안 통과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 미국 측과의 협상 여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도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해 특별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한 만큼 법안 통과 가능성은 크다. 다만 법안의 통과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외교·통상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관세 인상 조치를 되돌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며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해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결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세 적용 대상과 범위를 최소화하고, 주요 품목에 대한 예외 조치를 확보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동시에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금융·세제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에 대한 중요성도 거론된다. 미국에 추가 투자 방안이 제시된다면 관세 인상을 되돌릴 수 있는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이 확정될 경우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미국 시장 내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어 대응이 시급하다”며 “미국 투자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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